brunch

지혜로운 다섯 처녀처럼

깨어 있음

by 권민정

인자야 이스라엘 땅에서 이르기를 날이 더디고 모든 묵시가 사라지리라 하는 너희의 속담이 어찌 됨이냐

(에스겔 12장 22절)



에스겔에게 계속해서 하나님의 말씀이 임한다. 이스라엘에는 '날은 더디고 묵시는 사라지리라'라는 속담이 있었던 모양이다. 하나님의 심판의 날이 곧 온다고 했으나 시간이 많이 흘렀는데도 심판은 오지 않으니 사람들은 그런 묵시는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하고 살아갔던 것 같다. 하나님의 심판의 날, 종말이 온다고 했지만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후 2000년의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도 종말은 오지 않았다. 그러니 우리도 그렇게 생각하기 쉽다.


"하나님의 심판이 있다고 했지만 그런 날은 오지 않아"


이스라엘 사람들이 수천 년 전에 했던 어리석은 생각, 그래서 하나님은 에스겔에게 나타나셔서 묵시를 주셨다.


너는 그들에게 이르기를 주 여호와의 말씀에 나의 말이 하나도 다시 더디지 아니할지니 내가 한 말이 이루어지리라 나 여호와의 말이니라 하라(에스겔서 12장 28절)


하나님의 말씀은 하나도 헛되이 사라지는 것이 없다. 묵시는 반드시 이루어진다. 시간이 더디고 하나님의 날이 더딘 것처럼 보이는 것도 사실이지만 영원한 시간을 생각하면 시간만큼 빠른 것도 없다. 영원한 시간에 비하면 한 점에 불과한 우리 인생이다. 길어야 70-80년, 혹은 100년.


어제 친구들과 모임이 있었다. 여고 동창생인데 학교 다닐 때는 그렇게 친하지 않았는데 결혼하여 같은 아파트 단지에서 만나서 친하게 지낸 친구들이다. 6명인데 다들 이제는 흩어져서 살고 있지만 한 달에 한 번은 만나 수다를 떨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70대가 된 우리는 첫 모임을 했던 날을 기억하며, 그날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30년이 흘렀네, 그런 말을 나누었다. 화살처럼 빠르게 지나가는 우리 인생이다.



죽음의 순간은 영원의 시간으로 들어가는 시간이 된다.


마태복음 25장에는 열 처녀 비유가 있다.


그때에 천국은 마치 등을 들고 신랑을 맞으러 나간 열 처녀와 같다 하리니(마태복음 25장 1절)


다섯 처녀는 미련하고 다섯 처녀는 슬기 있는 자였다. 미련한 자들은 등을 가지되 기름을 가지지 아니하였는데 슬기 있는 다섯 처녀는 그릇에 기름을 담아 등과 함께 가져갔다. 신랑이 빨리 오지 않고 더디 오므로 다 졸며 잠을 잤다고 한다. 밤중에 신랑이 왔다. 그런데 지혜로운 다섯 처녀는 등을 켜서 신랑을 맞이할 수 있었고 혼인 잔치에 들어갈 수 있었는데 어리석은 다섯 처녀는 등을 켤 수 없어서 혼인 잔치에 들어갈 수 없었다는 비유의 말씀이다. 예수님은 계속 말씀하신다.


그런즉 깨어 있으라 너희는 그날과 그때를 알지 못하느니라(마태복음 25장 13절)


깨어 있으라고 예수님이 말씀하시는데 깨어 있다는 의미는 무엇일까? 맑은 정신 상태를 유지하라는 말씀인가? 여기에서 깨어 있음은 내적 깨어 있음을 의미하는 것인 것 같다. 정신을 차리고 마음을 순수하게 유지하며 유혹에 굴복하지 않게 욕심이 우리를 지배하지 못하도록 한다는 의미일 것 같다.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며 사는 것이 깨어있는 삶일 것이다. 예수님은 말씀하셨다.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마태복음 6장 33절)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입을까 염려하지 말고, 내일 일도 염려 하지 말고 오직 먼저 하나님의 나라와 하나님의 의를 먼저 생각하고 구하는 삶을 살라는 말씀이다. 너무나 빠른 시간 속에서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오늘, 현재 이 시간을 먼저 하나님의 나라와 의를 생각하며 살아간다면 하나님이 모든 것을 더하여 주실 것이며, 지혜로운 다섯 처녀처럼 혼인 잔치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keyword
목요일 연재
이전 24화참 그리스도인과 명목상 그리스도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