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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는 삶

by 권민정

우리가 알거니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의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

(로마서 8장 28절)



지난주에 이사를 했다. 용인에 집을 사서 이사를 한 것이다. 내 나이가 72세이니 이제 이 집이 마지막 집이 될 것 같다. 내년이 결혼 50년이 되는 해인데 그동안 이사를 5번 했다. 한 곳에서 30년씩 산 집이 있기에 이사 수가 그렇게 많지 않은 편이다.


서울집을 전세 놓고 손자 손녀를 봐주기 위해 경기도 용인에 전세를 구해 몇 년 전부터 살고 있었다.

몇 달 전, 우리 서울집에서 전세를 살고 있던 가족이 이사를 나가겠다고 해서 갑자기 여러 가지 일을 치렀다. 전세가 잘 나가지 않아 우리가 다시 서울로 이사 가야 하나 생각이 많았는데 적당한 때에 팔게 되었다.


토지 거래 허가제로 묶여 있던 지역이고, 재건축이 다른 단지에서 벌써 시작되어 좀 더 기다렸다 팔면 집 값이 오를 것이 자명한 것 같았다. 재건축을 기다리며 집값이 더 오를 것을 기대하며 계속 그 집을 소유하고 있어야 하는지 판단이 잘 서지 않았다. 38년 동안 소유하고 있던 집이고 그동안 집 값은 거의 소유한 햇수만큼 수십 배 올라 있었다. 세 아이들은 학군이 좋은 지역에서 편안하게 공부하였고, 모두 다 결혼까지 하였다. 우리 나이도 재건축을 기다리기엔 너무 많았다. 참 애착을 가지고 살던 집이었고, 또 여러 가지 추억이 있는 집이지만 그만하면 된 것 같았다. 그 이상을 바라는 것은 욕심인 것 같았다.


집이 낡아 전세는 잘 나가지 않았지만 매매를 원하는 사람들은 있었다.

집을 계약 하자 집 값이 몇 억 올라 버렸다. 앞으로 또 얼마나 더 오를지는 알 수가 없다. 그러나 전혀 아깝지 않고 속상하지 않았다.


새로 이사 온 집은 바람이 너무나 잘 통하는 시원한 집이다. 부엌과 목욕탕과 작은 방 창문은 한 폭의 그림이다. 초록과 파란 하늘과 흰 구름이 있는 그림. 공원과 산이 뒤에 있어 매일 산책할 수 있고 탄천도 걷기에 너무나 좋은 곳이다. 아이들 직장이 용인에 있으니 계속 아이들 가까이에서 살 수 있다.


내 남편과 내가 가장 좋아하는 성경 말씀 중 하나는 로마서 8장 28절 말씀이다.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룬다는 말씀을 믿기에 우리 여생이 언제까지 인지는 알 수가 없으나 가장 좋은 길로 인도해 주실 것을 믿는다. 진짜복과 가짜복에 대한 목사님 말씀을 들은 적이 있다. 평안과 기쁨을 누리며 사는 삶이 진짜복이라는 것이다. 돈이 많아 편안한 것보다 참 평안을 누리며 사는 삶, 재미나 쾌락보다 참 기쁨을 누리며 사는 삶이 진짜라는 것이다. 하나님의 자녀가 되어 사는 것이 가장 큰 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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