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회

by 권민정


비 오는 날, 차 안에서 CD로 비올라 연주를 듣는다. 바이올린보다 깊고 어두운 음색의 비올라는 사람의 가슴을 울리는 매력이 있다. 여성의 저음과 같은 소리를 내는 비올라를 비올리스트 용재 오닐은 어머니의 따듯한 목소리 같다고 했다. 비올라 소리는 비 오는 날 더욱 마음을 촉촉하게 적신다.

왜 비올라 소리는 비 오는 날 커피 한 잔과 함께 들으면 분위기가 있을까 생각한다. 비올라는 음색이 부드러워 다른 악기들과 조화를 잘 이룬다. 따뜻한 엄마 같은 악기인 비올라는 다른 악기를 받쳐주는 악기이며, 바이올린처럼 튀지는 않지만 없어서는 안 되는 악기이다. 비올라 소리는 부드럽고 따뜻한 음색 깊은 곳에 외롭고 쓸쓸한 음색 즉 센티한 면도 들어있다. 그래서 비 오는 날 커피 한잔과 함께 들으면 분위기가 있는 것 같다. 바이올린이 화려하고, 첼로가 묵직하다면 비올라는 묵묵하다.


오케스트라에서 비올라 단원인 막내딸 덕분에 음악회에 자주 가는 편이다. 음악회 가기 전에 연주하게 되는 곡들을 미리 듣고 간다. CD가 있다면 그것으로 듣지만 대체로 유튜브를 통해 듣는 편이다. 세계 최고의 연주자들의 연주를 손쉽게 들을 수 있는 참 좋은 세상이다. 음악회에 가기 며칠 전부터 음악에 취한다.

예술의 전당이 있어 참 행복하다. 세계최고의 연주자들의 연주를 들을 수 있는 것도 좋지만 비싸지 않은 가격에 좋은 연주가 많기 때문이다. 한 달에 한 번씩, 금요일 오전 11시와 토요일 오전 11시에 있는 음악회는 특별한 일이 없는 한 간다. 오케스트라 수준도 훌륭하지만 협연자들의 연주도 수준급이다. 현장에서 듣는 음악은 유튜브를 통해 들었던 연주와는 비교할 수 없이 감동을 준다. 우리 젊은 연주자들의 뛰어난 연주실력 덕분에 현장에서 두 배의 감동이 있다. 일금 3만 원, 3층은 15,000원에 수준급의 연주에 취할 수 있다.


작년 여름에는 대관령 음악제가 있는 평창에서 며칠 휴가를 보냈다. 에스메콰르텟 연주와 손열음의 피아노 연주를 가까이서 듣고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이번에 kT 심포니오케스트라 연주에 신지아의 브루흐 바이올린 협주곡 1번 연주를 들었다. 브루흐의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은 워낙 아름답고 사람들이 좋아하는 곡이라 여러 바이올리니스트들이 연주했던 곡이다. 그 곡의 연주를 처음 들었던 것은 정경화의 연주였다. 카리스마 넘치던 그녀의 연주 못지않게 신지아의 연주도 좋았다.


오래전 우리나라에 좋은 연주회장이 없던 시절, 이대 대강당에서 연주회가 있곤 했다. 이대 교문 앞에는 철길이 있었다. 연주회 중간에 기차가 지나가면 연주회장에서도 그 소리가 들렸다. 다들 기침 소리 하나 내지 않고 음악에 몰두하고 있을 때 기차소리가 음악회를 방해하곤 했던 기억이 있다.


지금은 좋은 연주회장이 참 많이 생겼다. 예술의 전당뿐 아니라 송파에 롯데콘서트홀, 마곡에 LG아트센터도 있다. 지역에도 지자체에서 좋은 연주홀을 많이 만들어서 들으려고만 하면 싼 값에 훌륭한 연주를 들을 수 있다. K 팝, K 드라마뿐 아니라 K 클래식도 세계적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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