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iu Ming May 26. 2024

중국 유학을 가야 하나요?

호구여도 괜찮아 #12

중국 유학에 대하여


사람들은 나에게 가끔 묻는다. "중국 유학을 가야 하나요?" 이 질문은 사실 두 가지 질문을 한 가지로 합친 것이다. "중국은 어떤까요?" 그리고 "유학을 가도 괜찮을까요?"이다. 


먼저 유학의 두 얼굴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유학은 외국에서 공부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부모 곁을 떠나 자유를 얻는 동시에, 그 자유에 따른 책임을 짊어지는 것을 뜻한다. 아직 스스로 책임지기 어려운 나이거나 미성숙한 상태라면, 부모가 동행하지 않는 유학은 위험할 수 있다. 한국에서는 대학에 입학하면 비교적 수월하게 졸업할 수 있지만, 외국의 경우 졸업장을 쉽게 내어주지 않는 학교가 많다. 자칫 잘못하면 고등학교 졸업으로 최종 학력을 마무리하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유학을 결심하기 전에, 자신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만약 한국에서 큰 꿈을 이루고자 한다면, 유학보다는 한국의 명문대에 진학하는 것이 더 유리할 수 있다. 미국의 손에 꼽히는 최고 대학들을 제외하고, 우리 사회는 유학을 다녀온 사람에게 차가운 시선과 냉담한 태도를 보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한 유학 생활 중에는 예상치 못한 번거로운 인간관계로 인해 외로움이나 향수병을 겪을 수 있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


명확한 목표 없이는 유학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 어렵다. 하지만 명확한 목표가 있더라도 각국의 상황은 언제든 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러시아에서 유학하며 자신의 미래를 설계했던 학생들은 난처한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유학은 내부와 외부 환경이 끊임없이 변화하는 가운데, 굳은 의지로 목표를 향해 매일 한 발씩 나아갈 수 있는 용기를 필요로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중꺾마(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라고 마무리하겠다. 


만리장성을 완주할 '중꺾마'가 준비되었는가 (사진출처 : 인터파크)




다음은 중국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2000년대 초반 고등학교를 졸업할 즘, 중국의 경제는 개혁개방 정책이 결실을 맺으며 급속도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경제 성장률은 연평균 10%에 육박했고, 중국에서 성공을 이뤘다는 사람들은 우후죽순처럼 등장했다. 이로 인해 중국에 대한 관심은 날로 높아져 갔었다. 1990년대 홍콩 영화 '영웅본색, 중경삼림'등으로 주윤발, 양조위의 팬이었던 지금의 1950~60년대 생들은 성장하는 중국을 기반으로 현재의 한국 경제의 발전에 크게 이바지하였다. 중국 사람들은 '장나라'를 사랑했고, '대장금'을 반복해서 시청했다.


그러나 20년의 시간은 많은 것을 변화시켰다. 중국의 급성장은 부작용을 동반했고, 한국과 중국 간의 경제적, 정치적 긴장감도 높아졌다. 특히 사드(THAAD) 배치 문제로 인한 갈등은 한중 관계의 중요한 분기점이 되었고, 이는 한국인들의 중국에 대한 인식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만약 중문과 선택을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그대가 먼저 경쟁해야 할 사람은 조선족이라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다. 영화 '황해'나 '범죄도시'에서 재밌거나 무서운 연변 사투리를 쓰는 조선족이 아닌, 중국의 명문대를 졸업한 조선족은, 중국 사회의 엘리트로, 더듬더듬하는 중국어로는 그들의 발치에도 따라갈 수 없다는 냉혹한 현실도 함께 전하고 싶다. 


현재 중문과를 졸업했거나 중국에서 유학을 한 이유로, 중국을 업으로 삼고 살아가야 하는 이들은 언제든 갈 수 있는 직장이 있다는 사실에 안도하면서도, 사회주의 자본주의로 정신 무장한 중국 사람들의 갑질을 견디느라 하루하루 쓴 물을 마시고 있다. 



이제 중국 유학을 가야 하는지에 대해 답변할 차례다. 

중국은 대혼란의 표본이다. 살아오면서 이처럼 이해하기 어려운 복합체계를 만나본 적이 없다. 중국은 기존의 이질적인 개념들을 자신의 이익을 위해 선택적으로 결합하여 '중국식'이라는 새로운 틀을 만들어냈다. 이는 극단적 이기주의에 기반하여 국가발전을 도모하는 방식이다.


대한민국 언론은 미국 언론보다 더욱 중국의 부정적인 면을 부각해서 보도한다. 현재 중국과의 비즈니스에서 을의 역할을 하는 많은 이들은 중국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치를 떤다. 중국은 밉상이 맞을지 모르지만, 우리는 '철천지 원수'라는 색안경을 쓰고 중국을 바라보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그들은 우리와 강호의 의리를 약속한 적이 없기에, 우리도 그들을 냉정하게 이용해야 할 대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중국 유학은 그 자체로 도전과 기회의 이중성을 가지고 있다. 

중국의 대학들은 최근 몇 년간 교육 수준을 크게 높였고, 국제적인 인지도를 얻고 있다. 중국의 언어와 문화를 깊이 이해하고, 경제적, 정치적 상황을 직접 체험하는 것은 큰 장점이 될 수 있다. 어쩌면 중국과의 비즈니스, 외교, 문화 교류 분야에서 큰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


결론적으로, 중국 유학을 결정하기 전에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이를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그리고 그러한 노력을 지속할 수 있는지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기를 바란다. 


"중꺾마"라는 말처럼,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과 꾸준한 노력이다. 자신만의 확고한 목표와 그 목표를 향한 열정을 가진다면, 중국 유학은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한 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의 쓴 물을 마시고 있는 사람으로서, 중국을 생각하면 머리가 절로 절레절레하게 된다. 애증이라는 병도 가벼운 병은 아닌 것 같다. 


중국의 기회의 문은 모두에게 공평하게 열려있다.


이전 11화 중국 유학, 막을 내리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