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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큰구름 Jul 09. 2024

사람들 만나는 게 싫습니다.

INFJ

어느 순간 깨달았습니다. 낯선 사람들과의 대화가 불편하다는 걸

그리고 많은 사람이 모여있을수록 금방 에너지가 고갈된다는 걸


MBTI

성격유형을 알고 난 후 혈액형처럼 유행이 되었었습니다.


나의 MBTI는 INFJ입니다.

물론 전부 다 믿을 거리는 안 되겠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거의 모든 부분이 내 마음을 꿰뚫어 보는 것처럼 정확했었습니다. 그리고 내가 왜 불편하고 힘들었지는도 자세히 나와 있었습니다.


일을 하면서 제일 힘들었던 부분이 낯선 사람들과의 작업이었습니다.

그래서 오디션에 합격한 후 첫 연습부터 일주일 동안이 나에겐 지옥 같은 시간이었습니다.

모르는 사람들 앞에서 연기를 한다는 것이 힘들었었고 더더구나 잘해야 한다는 것이 더 힘들었습니다.

몸과 마음이 편하고 같이 연기하는 배우들과의 친분이 어느 정도 쌓여야 집중이 가능한 게 연기인데 그 정도까지의 시간이 지나기까지 오로지 견디기로 일관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아마 예전엔 회식이 그렇게 많았던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무조건 친해야 작업이 수월하고 능률도 올라간다는 것은 말할 것도 없으니까요


촬영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주조연도 아니고 단역들은 말 그대로 하루살이처럼 촬영을 합니다.

나에게 그 누구도 잘하는 걸 기대하기보단 NG 안 내고 빨리 끝냈으면 하는 암묵의 기운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나이가 들고 세월이 흐르니 이제야 알 수 있습니다.

내가 일을 잘할 수 있는 장점을 파악해서 접목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말입니다.


사람들 만나는 게 싫다는 것은 다수의 사람들과의 작업이 에너지를 뺏는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소수의 사람들과의 작업은 나로 하여금 예술적인 창의성과 독창성을 일깨워줍니다.

이런 장점들을 예전에 알았다면 분명 힘든 순간들이 반정도는 줄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배우는 예술가입니다.

예술가란 자신이 생각하는 예술을 자신들의 방식으로 표현하는 사람입니다.

배우 역시 자신이 만들 텍스트 속 캐릭터들을 입체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기나긴 시간 씨름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카페에서 글을 쓰는 작가들이나 창고 속에 처박혀 그림을 그리는 미술가들처럼 자신이 잘할 수 있는 방식을 도입해야 합니다. 오로지 예술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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