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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중 꼰대 0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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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큰구름 Nov 04. 2024

1.

현재

부고 전화를 받은 건 한밤중이었다.


“혹시 잘될 놈씨 되시나요?”


선배의 목소리가 아닌 낯선 이의 목소리였다.


“누구시죠?”


“OO 경찰서 이정운 형사라고 합니다.”


핸드폰을 귀에서 눈으로 가져갔다.


화면에 비친 '상수 선배' 이름을 한번 더 확인하고는 선명해지는 그의 존재를 뒤로하고 말을 꺼냈다.


“상수 선배님 전화 아닌가요?”


“네 맞습니다. 안타깝게도 유상수 씨가 작고하셨습니다. 가족분들께 연락을 드려야 하는데 저장된 번호가 몇 개 없더라고요. 그나마 이름 말고 ‘잘될 놈’이라고 저장된 번호가 있어서 연락드렸습니다.”


“잘될 놈이요?”


“네, 그래서 그런데요. 혹시 상수 씨 가족분들이나 친한 친구 아시는 분 계실까요?”


“아니요, 선배랑 연락 안 한 지 오래돼서요."


순간 머릿속을 스치는 이름이 있었다.


"잠깐만요, 혹시 연락처에 수진 선배, 아니 수진이라고 되어 있는 번호 있나요?”


잠시 정적이 흐르고..


“지수진 씨라고 있네요. 친구분이신가요?”


“상수 선배랑 제일 친한 친구예요. 근데 이민 간다고 했는데, 갔는지는 모르겠네요.”


“연락해 보겠습니다. 그나저나 잘될 놈 씨는 성함이 어떻게 되시나요?”


“동식입니다. 김동식. 근데 상수 선배는 언제 돌아가셨나요?”


이름을 적는 듯한 김… 동… 식… 이란 혼잣말이 들려왔다.


그리고 그불과 몇 시간 전에 죽었다는 소식을 전해주었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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