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슬 하늘이 흐린 연말이어서
집에 갈까말까 고민이던 차에
누군가가 잔치국수를 시켰다
산타가 던진 선물인가 따뜻한 국물같은 분위기가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른는 겨울밤과 제법 어울렸다
잔치국수 하나요 하고 띠지를 떼는데
연기가 자욱한 부엌에서는 멸치내음이 물씬 났다
구수텁텁하던 국물에 예쁘게 올라간 계란지단이 좋았던
그래서 후루룩 넘어가버린 지난 겨울의 고향 생각에
문득 품안으로 한기가 쌩하고 짓쳐들었고
그래서 고향생각을 했는지 모른다
그렇게 기차표를 예매하기로 마음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