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스물번째 병아리

<귀신이야기>

by 경국현




마당의 사철나무가 초여름 바람에 흔들린다.
건물 앞 화단에는 빨간 장미가 만개해 있다.
문을 열고 들어오며 신발을 가지런히 넣는다. 가볍게 현관을 지난다.
나는 유치원 교사다.
노랑 반, 다섯 살 아이 열아홉 명을 돌본다.

나는 아이들을 사랑한다.
그들의 투명한 눈동자, 쉴 새 없이 움직이는 손발, 한껏 튄 목소리.
그냥 바라보기만 해도 웃음이 난다.
노랑 반은 병아리들이다.
작고, 귀엽고, 따뜻하다.

오늘은 비가 내린다.
귀가 시간. 아이들을 하나둘 현관에 모았다.

하나, 둘, 셋... 열아홉, 스물.

...스물?

머리가 멍해진다. 숫자를 잘못 센 건가.
다시 센다.
하나, 둘, 셋... 열아홉.
그런데, 분명 방금 전엔 스물이었다.

비에 젖지 말라고 아이들에게 현관에 있으라고 했다.
차가 오면 하나하나 우산을 씌워 태울 생각이다.

아이들이 줄지어 서 있다.
병아리 한 마리, 두 마리, 셋, 넷...
열여덟, 열아홉... 스물.

이번엔 확실하다.
한 명 더 있다.
하지만 모두 익숙한 얼굴이다.

차량이 도착했다.
우산을 씌우며 아이 손을 잡는다.
"보경아 안녕, 내일 또 보자."
"동일아 안녕, 조심히 가."

마지막 아이의 손을 잡는다.
그 순간,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다.
얼굴도 낯설지 않은데...
하지만 이상하게 이름이 나오지 않는다.

"안녕, 내일 또 보자..."

차에 올라탄 그 아이가 창가에 앉는다.
유리창 너머로 나를 보며 웃는다.

그리고 입술이 움직인다.

‘엄마, 안녕.’

…숨이 멎는다.

아이의 얼굴은, 어릴 적 나의 얼굴이다.

5년 전,
그를 사랑했고,
아이를 가졌고,
학생이었던 나는...
수술을 했다.

그날 이후, 매년 같은 꿈을 꿨다.
내 배를 손으로 움켜쥐고 울던 아이.
말 없이 사라졌던 아이.

그리고 오늘,
그 아이가 왔다.
비 오는 날, 스물 번째 병아리로.




keyword
이전 12화12. 백 미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