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타인의 시선에 갇힌 나

<그들의 기준으로 살아가는 바보>

by 경국현

동물의 세계에는 단 하나의 법칙만 있다.
힘이 곧 생존이라는 진실이다.


맨몸으로 맞설 수 있는 존재는 드물다.
인간은 두 발로 걷기 시작하면서
숨고 도망치는 법부터 배웠다.
생존은 피하는 본능에서 비롯되었다.


직립보행과 불의 발견이 없었다면
인류는 이미 사라졌을 것이다.


수억 년에 걸친 진화의 끝에서
인간은 과학이라는 무기를 손에 쥐었고
비로소 위계질서의 꼭대기에 섰다.
그러나 인간의 본성은
여전히 연약하다.


약자의 본능은 타인의 시선을 만든다.
우리는 자신을 지키기 위해
누군가의 눈을 의식하며 살아간다.


행복해지고 싶어하면서도,
행복해 보이고 싶어한다.
허영과 허세는
타인의 눈으로부터 시작된다.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기쁨도 상처도,
자랑도 분노도 흔들린다.
우리는 그렇게 타인의 생각에
지배당한다.


돈과 권력, 명예를 좇는 이유.
그 모든 욕망의 뿌리는
인정받고 싶다는 감정 하나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은
나 자신이 아니다.
그저 타인의 눈에 비친
허상일 뿐이다.


타인은 내 인생에 관심 없다.
그들의 말은 피상적이고,
쉽게 왜곡되고,
무책임하다.


그 시선에 나를 던지는 순간,
마음의 평안은 사라진다.
희생은 미덕이 아니라,
종종 스스로를 파괴하는 방식이다.


당신의 삶은 정말 당신의 것인가요?


우리는 생각보다 많은 결정을
타인을 위해 내린다.
학문도, 진로도, 사랑도,
심지어 살아가는 방식조차.


그리고 시간이 흘러 깨닫는다.
나는 바보처럼 살아왔다.


문명이 발달하고
과학이 진보해도,
자각이 없다면
우리는 여전히
덫에 걸린 짐승이다.


진정한 인간은
타인의 눈을 벗어나
자신을 보는 자다.



작가 소개

경국현,
부동산학 박사. 백혈병을 계기로 인생의 방향을 바꾸다.
『죽을 뻔하고, 철학에 빠졌다』 화, 수, 목, 연재 중.
쇼펜하우어와 니체, 그리고 신과의 긴 대화를 이어간다.


“죽음을 마주하고 나서야, 나는 비로소 삶을 사랑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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