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신이 만든 차별, 인간이 거부한 운명

<Bible IF Story>

by 경국현

남자와 여자의 역할, 그리고 미래

“너는 수고하고 자식을 낳을 것이며, 너는 남편을 원하고, 남편은 너를 다스릴 것이니라.”
“너는 네 평생에 수고하여야 그 소산을 먹으리라.”
– 창세기 3장 중

이브는 ‘잉태의 고통’이라는 형벌을 받았다.
아담은 ‘일하지 않으면 굶어 죽는’ 운명을 부여받았다.
그리고 둘 사이엔 보이지 않는 선이 그어졌다.
지배자와 피지배자, 남편과 아내, 남자와 여자.

모든 생명체는 암컷이 수태의 수고를 한다.
그건 인간만의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인간의 경우, 이 수고는 **도덕과 사회구조 속에서 ‘의무’**가 된다.
그리고 그 의무의 이름은 곧 사랑과 희생이 된다.

사랑, 연애, 결혼.
남자와 여자는 이 단계를 지나며 서로를 알아간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 사랑에 대한 해석이 엇갈린다.

여자는 사랑을 ‘지속적으로 확인받고 싶은 감정’으로 이해한다.

남자는 사랑을 ‘한 번 이루어졌으면 끝난 일’로 받아들인다.


여자가 화를 낸다.
남자는 이유를 모른다.
여자의 감정은 사랑의 지속성에 기반하지만,
남자는 사랑을 정복과 완료의 개념으로 인식한다.
그래서 갈등은 시작된다.

성경은 이렇게 말한다.
“여자는 남편을 원하고, 남편은 여자를 다스릴 것이다.”
여자는 사랑에 인생을 걸고,
남자는 일에 인생을 건다.

“평생 수고하여야 그 소산을 먹으리라.”
남자에게 내려진 이 말은, 단순한 생계유지가 아니다.
성공하지 않으면, 사랑도 자격도 잃는 사회적 조건이 된다.
그래서 남자는 일로 자아를 확인하고,
성공을 사랑보다 우선시하게 된다.

이 프레임은 인류의 구조를 설계했다.
아이는 여자의 고통으로 태어나고,
그 가족은 남자의 노동으로 유지된다.
그 안에서 지배와 복종이 자연스럽게 자리 잡는다.
이 구조가 바로 ‘신이 만든 차별’이다.

역사 속 여성은 인간으로서 존중받지 못했다.
고대부터 현대까지, 대부분의 문명은 남성 중심으로 조직되었다.
여성이 ‘사람’으로 취급되기 시작한 것은
불과 1~2세기 전부터다.
그리고 아직도, 그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변화를 목격하고 있다.
전업주부가 된 남자, 사회 진출한 여자.
역할은 바뀌기 시작했고,
더 이상 성별은 운명을 결정짓지 않는다.

1993년,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가 출간되었다.
이 책은 이렇게 말한다.

● 남자는 이성으로 세계를 이해하고,

● 여자는 감성으로 세계를 받아들인다.

남자는 일, 여자는 사랑이라는 전통적인 코드가

여전히 사람들의 감정 안에 남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AI 시대다.
신체의 노동이 아니라,
정신과 감성, 창의와 소통이 핵심인 시대다.
남자도, 여자도 고정된 역할에서 점차 자유로워지고 있다.
신이 만든 프레임이 흔들리고 있다.
인간이 신에게 도전하고 있는 것이다.


미래 사회에서는…

남자와 여자가 동등하다.

사랑은 자유롭고, 섹스는 기호가 된다.

번식은 인공 자궁이 담당한다.

가족은 해체되고, 의무는 사라진다.

인간은 신의 뜻을 거부한다.


자유로운 인간, 신이 사라진 세계.
그 세계에서, 우리는 무엇을 욕망하며 살아갈까?

신은 우리를 규정했지만,
우리는 스스로를 다시 정의하기 시작했다.
그것이야말로,
‘에덴에서 추방된 인간’의 진짜 진화 아닐까.




keyword
이전 02화2. 벗음과 앎: 인간이 된다는 형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