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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멋쟁이 한제 Dec 27. 2023

대만, 컨딩 바닷가

날씨가 다 했네


오늘도 어김없이 여섯 시 반에 눈을 떴다. 도대체 이 조그마한 몸에서 체력이 어디서 나오는지 엄마는 투덜투덜, 아이들의 얼굴은 붓기 하나 없이 싱그러운, 설렘을 가득 담고 있다. 나는 왜 팅팅 붓고 너희는 예쁜거니.


 호텔의 조식뷔페에서는 계란 프라이가 끊임없이 제공되고 있어 흰 밥을 떠다 계란밥을 해 먹였다. 가 많은데 애들은 먹는것만 먹는다.

겨울에 대만 남부여행은 날씨가 복불복이라는 말이 있어서 걱정했는데 오늘의 날씨는 바람 없이 화창한 26도, 물놀이하기 딱 좋은 날씨다. 비가 오고 바람 부는 20도 내외의 날씨라면 물놀이 여행은 힘들 수도 있겠다고 각오하고 온 건데 파란 하늘, 뜨거운 햇살. 감사기도가 절로 나온다.

  어제 이곳에 도착하여 살짝 구경만 하기로 한 바닷가에서 한바탕 놀긴 했지만 오늘 본격적으로 바다놀이 시작..


아침 열 시에 나갔더니 아무도 없는 해변이다. 모래 놀이를 시작한다. 흙을 파고 던지고 모으고 쌓고, 저게 무슨 재미일까 싶은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역할놀이, 만들기 놀이를 스스로 만들며 즐기는 아이들. 어느덧 둘이 두면 알아서 놀만큼 키웠다. 나와 신랑은 돗자리 깔고 앉아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눈다.

컨딩의 해변은 정말 아름답다. 멀리서 보면 먼바다부터 가까운 바다까지 짙은 파랑, 파랑, 연파랑으로 그러데이션이 되고 바다를 둘러싼 바위와 산세도 아름다워서 아무렇게나 사진을 찍어도 그림 같은 화보가 된다.

아이들의 놀이를 중간에 끊고 점심 먹으러 가는 것이 불가할 것 같아 편의점에서 삼각김밥, 육포, 과자와 요구르틀 사다 두었는데 한입도 먹는 둥 마는 둥, 결국엔 안 먹으면 못 논다, 안 먹으면 집에 간다 하는 온갖 공갈 협박을 늘어놓으며 식량공급을 시킨다.

며칠간 비도 조금 오고 바람 불고 시원한 (이곳 사람들에게는 조금 춥다 하는) 날씨였다 해서 물놀이가 가능할까 싶었는데 날씨가 다 한 오늘의 바닷가이다. 컨딩은 바다 말고도 가 볼만한 곳, 할만한 놀거리들이 많은 곳이지만 먹지도, 마시지도, 싸지도 않고 해수욕을 즐기는 아들들에게 이제 그만 가자는 말은 언감생심이다.

바다에서 네 시간 놀고는 수영장으로 향하는 아이들, 수영장은 찬 물이라 날이 조금만 안 좋아도 못 놀았을 텐데 쨍한 햇빛에 감사할 따름이다.

애들, 낮잠... 안 자겠지? 일찍... 안 자겠지? 늦잠... 안 자겠지? 나는 앉아만 있어도 힘든데 체력 좀 나눔 받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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