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어쩌면 최악의 여행메이트인지도 모르겠다. 여섯 시 반이면 칼 기상을 하여 새벽의 고즈넉함을 강제로 맛보게 한다. 늦잠 좀 자면 안 될까? 산책도 할 겸 조식을 나가서 사 먹고 들어왔다. 주민들이 많이들 찾아오시는데 음식 주문만 하시고는 음료도 알아서 제조하시고 따라가시고 냉장고에서 꺼내가시는 단골들인가 보다. 눈치껏 밀크티와 생수는 냉장고에서 꺼내며 사장님께 이거 가져간다고 말씀드렸다. 호텔로 돌아와도 아직도 이른 아침, 아침 댓바람부터 온천 수영을 한바탕 마치고는 택시를 타고 40분을 달려 컨딩에 왔다.
컨딩은 대만의 남부지역이자 바닷가 휴양지,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곳이다. 택시기사가 이곳 토박이라 하는데 고향에 대한 자부심이 넘친다. 네비도 안 찍고 지름길로 운전을 하신 건지 시간도 예정보다 훨씬 단축되었고 컨딩과 이곳저곳에 대해 많이 알려주셨다.
아이들과 리조트에 짐을 풀고는 바닷가에 나갔다가 야시장을 갔다. 컨딩 시내 대로 양옆으로 노점이 늘어서있는데 핫도그, 치킨, 대만식 전과 닭튀김, 소시지등을 사서 길거리에서 먹었다. 이것저것 궁금한 것이 많았는데 컨딩에서 3박 예정이라 궁금한 건 내일 또 맛보기로 한다. 아이들은 먹을거리보다 놀거리에 정신이 팔린다. 구슬치기 게임과 총쏘기, 이게 그렇게 재미있을까. 한국에는 야시장 놀거리를 즐기기가 쉽지 않으니 한 두 번 시켜주다 보면 현금이 솔솔 나간다.
가오슝에 있던 야시장은 현지인들이 많이 찾는 곳인데 이곳은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이라 시장에서 음식의 향신냄새가 덜 느껴진다. 오향족발냄새, 내장을 삶고 볶는 냄새를 큰아이는 별로 안 좋아했는데 이곳은 그런 향이 나지 않으니 더 좋은가보다.
호텔 근처에는 화덕피자를 파는 푸드트럭이 있다. 즉석에서 구워주는 피자를 포장해 와서 먹었는데 맛이 좋았다. 남으면 내일 바닷가 가서 먹자 했는데 한판이 순식간에 없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