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베이비시터

내가 프렌즈에 빠지게 된 이유 - 시즌 9 Ep6

by 말랑작가
독자 여러분은 정말 좋은 "남자 베이비시터"가 있다면 고용할 생각이 있으신가요?


프렌즈를 보기 전의 나였다면 이 대답에 고민 없이 "No"라고 대답했을 것이다. 남자 유모라는 어감 자체가 낯설기도 했고, 왠지 남자라면 어린아이를 잘 다루지 못할 것만 같은 막연한 느낌도 있었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체적인 이유 있어서 싫은 게 아니라 그저 싫은 느낌일 뿐이지만 말이다.


늘 공유할 에피소드서 로스와 레이첼은 딸을 출산하고 직장에 복귀하기 위해서 베이비시터를 고용하기로 하였는데, 베이비시터 면접을 보는 중 정말 너무나 좋은 '남자 베이비시터' 샌디를 만나게 된다. 는 대학교도 유아 교육 학과를 졸업하였고, 실제 베이비시터를 한 다수의 경험과 자신만의 노하우가 엄청나다. 심지어 아이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마음까지 있어서 스펙과 인성면에서는 사실 당장 고용을 해도 모자지 않을만큼 훌륭한 베이비시터였다.


레이첼은 샌디가 너무나도 마음에 들어서 고용하고 싶어 했고, 로스는 남자 베이비시터를 고용하게 되는 이 상황을 아주 불편해하였다. "남자가 유모라는 건 마치 여자가 왕인 거 같달까...?"라고 비유하면서 말이다. 그럼에도 레이첼이 간절히 그를 고용하기를 원했기 때문에 로스도 어쩔 수 없이 동의하고 남자인 그를 베이비시터로 고용하게 된다.

그러나 로스는 샌디를 고용한 기간 동안 끊임없이 불편한 감정에서 벗어나지 못하는데, 예를 들어 샌디가 감동을 받아서 눈물을 흘리고, 아주 부드러운 마들렌을 만들고 하는 모습이 남자답지 않다고 느끼는 듯했다. 로스는 다소 무례하게도 그에게 "혹시 동성애자예요?"라고 물어본다. 이 물음에 인성도 좋은 샌디는 정중하게 자신은 이성애자이며 최근에 여자친구와 약혼도 했다고 말한다. 말에 로스는 최소 양성애자일 것 같다면서 납득할 수 없다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결국 로스는 참지 못하고 샌디를 해고하는데, 마지막 장면에서 왜 로스가 그토록 여성스러운 남자를 견디기 힘들어했는지 그 이유가 밝혀진다. 알고 보니 로스는 어린 시절부터 꽤나 섬세하고 흔히 말하는 '여성스러운'편인 남자아이였고, 부모님으로부터 "너는 남자애가 왜 그러냐, 남자답지 못하다"라는 말을 들으며 자라왔던 것이었다. 남자다움을 강요받았던 그가 여성스러운 남성에게 더 큰 거부감을 갖게 되었다는 게 참 아이러니하다.

나는 평소에 여성라는 이유로 어떠한 목표에 한계를 두지 않으려고 하는 편이고 그동안 내가 가져왔던 수많은 편견들을 많이 고쳐왔다고도 생각했다. 그런데 반대로 남성의 한계는 크게 생각해보지 않았던 것 같다. 물론 내가 남성이 되어본 적이 없기 때문에 감히 그들의 상황을 이해하고 공감한다고 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겠지만, 성별에 대한 편견은 남녀 불문하고 존재하며 아직도 이러한 편견을 사실이라고 착각하는 부분이 많다는 것이다.


때로는 솔직히 어디까지가 편견이고 어디까지가 사실인지 나도 잘 모르겠다. 확실히 여자는 XX, 남자는 XY염색체로 이루어져 있기에 드러나는 차이점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대부분이 그러하다는 게 통상적으로 사실일 수도 있고 말이다.


그러나 내가 생각했을 때 우리가 조심해야 할 것은 한 가지로 단정 짓는 표현들인 것 같다. 예를 들어, "여자들은 감정에 치우쳐서 논리적으로 판단을 잘 못해"와 같은 말들이다. 실제로 아무런 악의 없이 전한 말들이 누군가를 사회의 편견 속에 가두게 되는 발언이 될 수 있다는 점에 항상 유의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프렌즈에는 참 많은 에피소드가 있으며, 남자 주인공 3명과 여자 주인공 3명의 이야기가 전해지기 때문에 다양한 관점을 간접적으로 경험해 볼 수 있다는 점이 참 좋다. 프렌즈가 아니었다면 내가 남자들이 겪는 편견에 대해서 이렇게까지 생각해 볼 기회는 잘 없었을 테니 말이다.


오늘의 에피소드에서 로스가 그랬던 것처럼 남녀를 불문하고 편견이라는 것은 또 다른 편견을 낳고, 그 편견은 또다시 차별을 낳는다. 로써 자신의 생각을 늘 점검함으로, 많은 편견들이 더 이상 대물림 되지 않기를 바라며 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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