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강시집 - 첫 번째 ,
엄마를 얼리는 꿈을 꿨다
1987년 8월 여름,
이곳은 여전히 낯설고,
뱃속의 아이는 출생을 재촉하고
아이의 아빠는
탄생의 기쁨보다
빠듯한 주머니 사정으로
여기저기 허리를 숙이고
고개를 조아린다.
그 해 장마보다 더 길쭉한
땀을 흘리고서야 내가 태어났다.
해뜨기 전부터 해지기 전까지
봄에는 농부였다가
가을에는 어부가 되는
온전히 부모의 노동을 먹고 자라
나는 여전히 더디게 자라난다
얼리지 않으면 쉬지 못하는
엄마를, 삼 년 얼린 바게트 옆에
얼리는 꿈을 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