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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면 좋겠습니다
봄비가 오기 전에
봄을 간절히 기다리는 마음으로
겨우내 쌓인 슬픔과 분노의
먼지를 훌훌 털어 내고
정갈해진 창문 밖 먼 들 끝에서
밀려오는 초록빛 물결을 바라봅니다.
나이만큼이나 내 곁을 스쳐 간 봄이건만
가만히 바라보면 세상은 아름다운 곳이지요.
새들의 노랫소리가 겨울나무 숲에서 들려오고
매서운 칼바람에도 쓰러지지 않은 새싹은
봄이면 어김없이 용트림하며
비집고 나옵니다.
마당에는 햇살을 한바탕 등에 짊어진
개나리꽃 같은 아이들이
샛노란 웃음꽃을 터뜨리며 뛰놉니다.
아이들은 꽃 피는 봄을 미리
꿈꾸고 있나 봅니다.
봄 언저리에 아지랑이가 가물가물 피어납니다.
나도 만나는 이들에게 봄이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