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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엔딩

by 순례자

벚꽃엔딩


깊어가는 봄

벚나무 사이를 날며

잉잉 노래 부르는 꿀벌처럼

우리가 함께 견딘 혹한의 계절

꽃 피고 지는 봄날 몇 해에 대해

그대에게 얘기를 건네고 싶었다.

강물 위에 벚꽃 잎 질 때마다

햇빛 이렇게 화사한 마음으로

그대의 여윈 어깨를

다독이고 싶다.


봄 하늘 속에 꿈처럼 펄펄 날다가

바람 따라 떠나가는 벚꽃의 삶

강물 위에 떨어진 꽃잎이 쓰는 편지

나는 봄마다 사랑을

고백하지 못하지만

햇빛 이렇게 화사한 마음으로

그대의 여윈 어깨를

다독이고 싶다.

사랑도 감동도

그립고 가슴 조이던

사람에게 오는 것

봄날은 깊어만가고

가슴에 스민 벚꽃 향기가 이제

검붉은 열매로 익어 가는 시간

자격 없는 이에게 베푸는 이 넉넉한 사랑


내 힘으로 살았다고 생각한 시간들

아 부끄러워라

봄날은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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