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영편지(2부) 24

by 순례자

사랑하는 아들아

푸른 숲 위로 아침 햇살이 널게 퍼지고 숲 사이를 오가는 새들의 지저귐이 생동감 넘치는 아침이다.

새들의 경쾌한 노랫소리를 듣다 보니 네가 단조로운 훈련소의 거친 소리에 잘 적응했는지 걱정이다. 5살 때부터 놀이로 시작한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고3까지 하루도 놓지 않았던 너는 소리에 섬세하고 민감했다. 일상에서도 오래전에 만난 사람을 목소리로 기억해 내거나 주변의 잡다한 소음들을 세세히 구분해 냈고 대화 중에 사람의 감정의 결을 읽어 내는 것도 정확했다. 좋은 점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불규칙하고 거친 소리를 많이 불편해했다. 그래서 때로 숙면을 원할 때는 귀마개를 이용하기도 했다.


소리하니까 한 사람이 생각난다. 음향 전문가 김벌래 씨다. 우리가 일상에서 만나는 효과음의 90%는 이분의 손을 거쳤다. 맥주병을 딸 때 나는 '뻥' 소리, 치약 광고에서 이를 훑으며 내는 '뽀드득' 소리, 목 아플 때 먹던 용각산의 ‘이 소리도 아닙니다.~ 용각산은 소리가 나지 않습니다' 하는 광고나, '댕~' 하는 소리로 시작하는 종근당 광고 등이 이분의 손에서 나왔다. 이분을 '사운드 디자이너'라고 부르는 이유다. 펩시콜라 광고 일화는 유명하다. 병마개를 따는 영상에서 ’ 펩!‘ 소리는 빵빵한 풍선을 터트릴 때 나는 소리로, 이어져 나오는 ’쉬~‘ 소리는 팽팽하게 풍선처럼 부푼 콘덤에서 바람을 빼는 소리로 만들었다. 이 광고가 전 세계적으로 히트를 치면서 백지수표를 받았다는 일화도 유명하다.


현실보다 더 생생한 모방된 소리이다. 어쩔 때는 광고의 음향이 더 실감 나고 생생하다. 앞으로는 현실과 가상공간을 구분하기 어려운 시대가 올 것이다. 그런데 소리와 같이 메시지도 복사될 수 있다. 사탄이 가장 흔히 사용하는 기술이 메시지를 영적으로 위험한 방법으로 복사해서 전달하는 것이다. 바울은 성경 고린도후서 11:13-14에서


“그런 사람들은 거짓 사도요 속이는 일꾼이니 자기를 그리스도의 사도로 가장하는 자들이니라 이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니라 사탄도 자기를 광명의 천사로 가장하나니”


라고 했다. 바울은 우리의 관심을 예수 그리스도와 주님의 말씀으로부터 멀어지게 하는 거짓 교사들의 모방된 메시지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

예수님은 성령님이 우리 가운데 거하시는 한 가지 목적을 이렇게 말씀하신다.


“진리의 성령이 오시면 그가 너희를 모든 진리 가운데로 인도하시리니”(요 16:13).

성령님의 도우심과 인도하심으로 우리는 거짓 메시지의 혼란한 세계 속에서도 안전한 진리를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사랑하는 아들아, 몸과 마음이 고단해서 쉼과 위로와 격려가 필요할 때, 우리는 누군가의 도움을 찾는다. 예수님도 시험당하셨듯이, 사탄은 우리가 가장 약할 때 내가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을 가지고 친구로 위장해서 우리 곁에 다가와 우리를 시험한다. 그래서 우리는 기도해야 한다.

“성령님, 우리가 잘못된 것으로부터 진리를 분별할 수 있게 하는 데에 당신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몸과 마음이 늘 강건하기를 기도한다.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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