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과 집중 사이, 그 사이를 메우는 음악 10곡
요즘 공연을 자주 다녔습니다. 좋았던 공연도 있었고, 제 취향과는 맞지 않았던 공연도 있었습니다. 회사 일을 하며 클래식 공연장을 찾는 일은 쉽지 않다는 걸 다시 느꼈습니다.
그동안은 공연을 보고 난 뒤 블로그에 감상을 자유롭게 기록해왔지만, 이제는 예술기관이나 문화재단의 일에 조금씩 관여하게 되면서 모든 감정을 솔직하게 쓸 수 없는 순간들도 생깁니다. 그럴 때 클래식 음악이 멀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한동안 음악을 듣지 않았던 주말, 다시 음악을 꺼내 들었습니다. 익숙한 곡들이지만 새롭게 들렸고, 이 감정을 누군가와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6월 25일, 김대리의 조용한 하루를 위한 클래식 플레이리스트를 정리해봅니다.
오늘의 플레이리스트 모티브
일단, 음악을 듣는 방법을 설명 드리겠습니다. 링크를 통해서 애플뮤직 앱을 통해 음악을 핸드폰을 꺼둔 채 한번 모두 들어보세요.
좋은 음악은 잠시 멈춰서 제 설명을 간단하게 보시면 됩니다.
설명은 너무 어렵게, 너무 길게 쓰지 않을 예정이니 감정에 주목하세요.
링크 아래를 클릭하시면 됩니다.
플레이리스트 곡 소개
1. Mozart – Piano Sonata No. 12 in F Major, K.332: I. Allegro (조성진)
- 산뜻하지만 억지로 밝지 않다. 집중 전환에 좋은 첫 곡.
- 조성진의 모차르트입니다. 특유의 우아함과 서정적인 연주가 장점인 피아니스트, 국내 탑 피아니스트의 유려한 터치.
2. Handel – Water Music, Suite No. 2 in D Major, HWV 349 (존 엘리엇 가디너)
- 강물처럼 흘러간다. 비장함 없이 격조 있게.
- 시대연주(작곡가가 작곡 당시 악기, 연주 양식 그대로 고증)탑 지휘자, 존 엘리엇 가디너의 바로크 음악입니다. 헨델이 조지 1세가 개최한 템스강 뱃놀이에서 연주되어 수상음악이라고 불립니다. 그 당시의 궁정을 그려보면서 바로크음악에 빠져보세요.
3. Beethoven – Piano Sonata No. 14 in C Minor “Moonlight”: I. Adagio sostenuto (파질 세이)
- 말 없이 생각에 잠기고 싶을 때. 어두운 정적을 닮았다.
- 베토벤 월광입니다. 여러 베토벤 스페셜리스트가 있고, 파질세이가 베토벤 스페셜 리스트라 부르기에는 작곡능력이 출중합니다. 뛰어난 피아니스트이지만, 월광 1악장에서의 깊은 심연으로 들어가는 듯한 담담하고 절제된 그리고 섬세한 피아노 타건이 인상적입니다.
4. Mozart – Concerto in C Major, K.314: II. adagio non troppo (프랑수아 를뢰)
- 오후 3시, 지치기 시작할 즈음. 유연한 위로가 되는 선율.
- 프랑스 오보에 연주자의 전설, 모자르트 오보에 협주곡에서의 서정적이고 구슬픈 연주에 모차르트에 진심인 카메라타 잘츠부르크의 연주가 어울려 모차르트 그 자체를 표현합니다.
5. Dvořák – Slavonic Dance in E Minor, Op. 72 No. 2 (넬손스 & 빈 필)
- 리듬이 있으면서도 서두르지 않는다. 내면의 리듬 정리용.
- 안드리스 넬손스와 빈 필하모닉은 24년에도 같이 내한했죠.안드리스 넬손스는 크리스티안 틸레만과 함께 현 지휘자 투탑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체코필하모닉의 드보르작 슬라브 무곡도 좋지만, 빈필의 실크같은 현악 연주가 인상적.이 곡은 영화 ‘암살’에도 나왔었습니다.
6. Fauré – Pavane, Op. 50 (Orch. Ducros) (카퓌숑, 아드리앙 페뤼숑)
- 아름답지만 무너지지 않는다. 우아한 거리두기.
- 들으시면 딱 아는! 아 이 노래. 이 연주는 고티에 카푸숑이라고 아주 잘생기고 파리에서 유명한 첼리스트입니다. 이 앨범 전체로 들어보시길, 여기에서 지휘자로 나오는 아드리앙 페뤼숑은 현재 부천 필하모닉 상임지휘자로 지휘하고 있습니다.
7. Mendelssohn – Lied ohne Worte in F Minor, Op. 67 No. 2 (카티아 부니아티쉬빌리)
- ‘무언가’. 감정은 있지만 설명은 없다. 그래서 더 말이 된다.
- 클린이일때, ‘무언가’를 그냥 무언가로 생각하던. 설명이 없는 곡을 뜻하는 것이 무언가입니다. 멘델스존의 아름다운 선율이 담긴 이 음악을 유럽에서 가장 핫한 여성 피아니스트, 카티아 부니아티쉬빌리의 연주로 들어보시죠. 이 여성 피아니스트의 의상이 파격적이어서 이슈가 되기도 합니다.
8. Tchaikovsky – Symphony No. 5 in E Minor, Op. 64: II. Andante cantabile (게르기예프)
- 멜랑콜리한 무게감. 깊은 숨을 고르는 시간.
- 이 음악을 쳇 베이커가 고대로 음악에 차용했을만큼, 이 악장에서의 호른 주제는 일품입니다. 발레리 게르기예프는 유럽에서 아주 저명한 지휘자였지만, 친푸틴 발언으로 인해 현재는 뮌헨필하모닉을 그만두고 볼쇼이, 마린스키 음악감독을 러시아에서 하고 있습니다. 근데 정말 그가 지휘하는 러시아 음악은 다릅니다.
9. Ravel – Le tombeau de Couperin: IV. Rigaudon (조성진)
- 가볍지만 절도 있다. 집중의 리듬을 되살리는 곡.
- 쿠프랭의 무덤으로 살벌한 음악이 아니라 추모곡입니다. 현재 조성진 피아니스트이 리사이틀이 아주 인기가 있는 와중에 이 앨범 전체를 들어보세요.
10. Chopin – Nocturne No. 16 in E Major, Op. 55 No. 2 (마우리치오 폴리니)
- 밤을 닮은 마지막 곡. 하루가 끝날 무렵에 듣기에 완벽하다.
- 마우리치오 폴리니의 쇼팽은 언제나 옳습니다. 쇼팽 음악이 취향에 맞다면 꼭 이 피아니스트의 음악을 삽입하세요. 녹턴, 마주르카, 왈츠, 소나타까지 쇼팽 그자체의 감정을 우아하게 표현합니다.
좋은 음악으로 좋은 사람을 만나고
좋은 감정을 느끼며 모두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김대리의 플레이리스트 방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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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