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집이 없는 사람입니다.

정해진 것 하나 없는

by 샤인포레스트


말 그대로다.

나는 아직 집이 없다.


예전에 지금 내 나이즈음을 상상했을 때

집은 필수적인 조건이었다.

너무나 당연해서 언급할 필요조차 없었던 조건이

바로 집이었다.


인간으로 태어나 누구나 40대 정도 되면

집 한 채는 떡 하니 있는 것인 줄로만 알았다.

그리고 누구나 가지는 것인 줄 알았던 그 집을

가지지 못한 사람이 내가 되리라곤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꿈에도 생각지 못한 그 일은 현실이 되었고

나는 집이 없다.


제주에 내려와 산지 6개월이 다 되어 간다.

이제야 이 제주라는 곳과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집이

진짜 집처럼 느껴진다.


말 그대로 적응이 된 것인데,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내년에 어디에서 살지를 고민하고 있다.

제주도의 독특한 주거 시스템 중 하나인

‘연세’ 제도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변 사람들을 주거 방식을 보면

주로 연세 아니면 자가로 나눠진다.

전세는 육지에서도 찾기가 어렵지만

이곳 제주에서는 더 어렵다고 한다.

특히나 내가 살고 있는 곳처럼

인구밀도가 그리 높지 않은 곳은 더욱이 그렇다.


아직 이 집에서 산 날보다 살아갈 나날이

더 남아있지만 내년에 대한 고민은

꽤나 무겁게 내 마음 한 구석을 누르고 있다.


막상 살아보니 지금 살고 있는 집의 보완할 점,

그리고 저 위치쯤이면 살기가 더 좋겠다 등

새로운 관점들이 생기기 때문이다.


집을 사는 게 맞는 것인가?

그게 아니라면 연세를 계속 부담하며 사는 게

맞는 것인가?

아마 제주로 내려와 우리와 비슷한 상황 속에서

살고 계신 분들은

이 고민을 하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다.


집을 사자니 집이 상하는 정도가 육지보다 빠르고, 과연 내가 이 집을 팔고자 할 때

이 집을 받아줄 수요가 있을지가 희박하다.

그렇다고 연세를 내자니 부담하는 비용이 만만찮다.


각자의 가치관에 따라 정한 대로 사는 것


세상엔 피할 수 없이 선택해야만 하는

크고 작은 일들이 참 많다.

그런 선택들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방법은

나라는 사람이 진정 원하는 가치가 무엇인지를 알고선 택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야 흔들리지 않고

내 선택을 믿고 끌고 나갈 수 있다.


과연 우리 가족의 내년 주거지는 어떻게 될까? 가족이 원하는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전 03화주말부부의 끝, 새로운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