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시마 유키오 작품 간단후기 모음 (2)

전작주의

by 오윤오

지난 연재에서는 미시마 유키오의 주요 장편소설로 다섯 권을 선정해 코멘트를 남겨보았다. 이번 글에서는 절판된 소설 한 권과 더불어, 최근 들어 출간된 단편소설 선집 두 편과 에세이집 두 편을 함께 소개하고자 한다. 그간 그의 중단편은 한국어 번역이 없다시피 하였다. 김후란 번역 <<금각사>>는 <연회는 끝나고>가 수록되어 있으나 절판된 희귀본이다. <<이문열 세계명작산책 2>>는 <우국>이 수록되어 있었으나 개정판을 내면서 제외되었다. 출간중인 서적으로는 작가의 단편문학 세계를 탐험할 창구가 마땅치 않았다. 그러다가 <<오후의 예항 / 짐승들의 유희>>란 제목으로 중편 두 편이 번역되었다. 이후 시와서판 단편선 <<시를 쓰는 소년>>과 현대문학판 단편선 <<미시마 유키오>>가 25년 11월 연달아 출간되면서 한국어로 그의 주요 단편들을 만나볼 수 있게 되었다.


에세이집은 <<문장독본>>과 <<소설독본>>이 각각 22년과 23년에 시리즈 식으로 출간되었다. 둘 모두 문학에 관한 것이다.


미시마 유키오는 희곡을 집필하기도 했는데, 조사한 바로는 한국어로 접할 수 있는 작품은 두 편이다. 하나는 다락원에서 <<야자수>>란 제목으로 출판했는데 오래전 절판되었다. 아직 읽어 보지 못했다. 다른 하나는 <로쿠메이칸>으로, 연극과인간에서 출판한 <<현대일본희곡집 8>>에 수록되어 있다. <<현대일본희곡집 8>>은 17년에 출간되어 현재 유통이 중단된 것으로 보이는데, 도서관에서 찾아 읽어볼 수 있었다. 후일 도서관을 찾아 다시 읽을 계획이다.






- 작품당 200자 내외의 평을 작성했습니다.

- 객관적인 기준보다는 개인적 취향과 인상을 토대로 편하게 감상을 남겨보았습니다.

- 책에 대한 전반적 인상을 담고 있습니다. 어떤 종류의 스포일러도 원치 않으신 분께서는 먼저 작품을 보고 읽어주세요!




파도 소리(26년 4월 4일 기준 절판)


등장인물도, 문체도 작가의 다른 작품에 비해 절제되어 있다는 인상을 준다. 작품의 주인공은 섬마을의 젊은 남녀로, 지나치게 심각한 고민은 하지 않아 얼마간 순진한 태도를 보이며, 반동인물의 성격이나 갈등규모, 그 해결 과정 등도 동화적인 분위기를 넘어서지 않는다. 영육의 희랍적 조화라는 이상에 대한 작가의 동경을 단정하고 밝은 분위기로 형상화한 작품.



미시마 유키오


현대문학 판 단편선. 두 권의 자선自選단편집을 번역해 엮은 판본이다. 자전적인 일화로 여운을 남기는 <시 쓰는 소년>, 정밀하고 담백한 문장을 십분 발휘한 이례적인 스타일로 일견 다른 작가의 걸작처럼 느껴지는 <한여름의 죽음>, 미시마만의 유려함이 단편이라는 소설 형식의 압축미와 결합해 더없이 아름다운 <귀현>과 <온나가타> 등, 그간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굵직한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고, 외에도 작가의 데뷔작부터 시작해 다양하고 참신한 시도들을 연대순으로 만나볼 수 있어 만족스러운 소설집이다. 각 단편에 대한 작가의 코멘트가 수록되어 있는 것도 장점이다. 총 24편 수록.



시를 쓰는 소년


시와서 판 단편선. 현대문학 판과 겹치는 수록작은 <시를 쓰는 소년>과 <우국> 두 편뿐이다. <의자>는 작가가 자전적 소재로 애용한 어린 시절의 한 페이지를 담았다. <시가데라 고승의 사랑>은 정갈하고 아름다운 문장으로 불교와 사랑을 함께 이야기했다. 문장과 주제가 잘 어우러졌고 작가 고유의 스타일이 잘 살아 있어 가장 좋았던 수록작이다. <진주>는 유머를 눌러 담은 문장으로 쓰여 마치 tv단막극의 원작 쯤 될 것 같은 작품으로, 이야기꾼으로서의 면모가 돋보인다. <황야에서>는 한창 소설가로 활동할 즈음을 배경으로 한 자전 소설로 진솔함이 느껴지는 단편이다. 그외 알찬 작품들까지 포함해 총 12편 수록.



문장독본


독서가이자 비평가로서의 미시마 유키오를 만날 수 있는 비평적 에세이. 일본어의 기본적 특징과 문화적 토대에 대한 고찰로 시작해 근현대 문학의 주요 장르(소설, 희곡, 평론, 번역)별로 드러나는 문장의 특징을 논하고, 각 장르 주요 작가들의 문체를 직접 발췌한 예시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비약을 감수하는 단정적인 논조만이 확보할 수 있는 압축미가 돋보이는데, 이는 풍부한 독서 경험에 대한 자부 없이는 불가능한 글쓰기라 여겨진다. 뛰어난 작가는 먼저 뛰어난 독서가라는 작가의 지론을 스스로 입증하고 있는 책.



소설독본


작가가 글을 치밀하게 정돈할 여유를 두지 않고 편하게 생각을 풀어놓은 대로 발표한 듯한 느낌을 주는 에세이집이다. <<문장독본>>이 논리적이고 구성적인 에세이였다면, <<소설독본>>에서는 통찰력을 가진 지식인과 편한 자세로 마주앉아 자유롭게 문답을 나누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미시마 유키오 작품 간단후기 모음'이란 제목으로 총 열 편의 작품을 소개했다.


(1)에서 다섯 편을 소개했다.

<<금각사>>

<<가면의 고백>>

<<금색>>

<<목숨을 팝니다>>

<<봄눈>>


(2)에서 다섯 편을 소개했다.

<<파도 소리>>

<<미시마 유키오>> (현대문학 판 단편선)

<<시를 쓰는 소년>> (시와서 판 단편선)

<<문장독본>>

<<소설독본>>


이 열 권의 책 외에도 중요한 작품들이 있으나 미처 소개하지 못했다. <<봄눈>>에 이어지는 <<달리는 말>>, <<새벽의 사원>>, <<천인오쇠>>는 풍요의 바다 4부작으로서 미시마 유키오 작품세계의 핵심이라 해도 손색없다. <<오후의 예항 / 짐승들의 유희>> 또한 좋은 작품이지만 언급을 생략했다. 기회가 되면 언급하지 못한 책을 논함과 더불어, 200자 내외라는 제한된 분량 내에서 내린 단정적 평가에 오류가 없는지를 다시 책을 읽어보며 살펴볼 생각이다. 젓번 남긴 밑줄과 메모를 비웃으며 생각을 고치는 것조차 즐거운 독서의 일부가 될 것이라는 기대로 나는 즐겁다.

수, 토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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