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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조 Jul 03. 2024

급하다 급해

불편함


게을러지면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곧 다시 취직할 거니깐 원래 유지하던 아침 패턴을 지켜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백수가 되고 어제도 오늘도 펑펑 자다 아이들이 지각하지 않은 만큼만 계산해서 일어났다.


그러지 말자고 생각하는 마음 한편엔 ‘나도 이런 순간을 조금은 즐겨도 되지 않나?’하는 생각이 자리 잡고 있어서 나타나는 현상임을 알고 있다.


그렇지만 하루를 시작했다면 절대 한 순간도 허투루 보낼 수 없으니 부지런한 하루를 보내기 위해 전날부터 당일까지 계속해서 해야 할 일을 생각해 본다.


이틀째날, 아침에 일어나 전날 미리 계획한 업무를 보기 위해 간단한 집안일을 마치고 컴퓨터를 켰다. 검색창에 ‘실업급여 신청 방법’을 친 뒤 검색을 눌러 이것저것을 쭉 둘러보고 가장 설명이 잘 나와 있는 것을 눌러 화면을 보며 하나씩 따라 하기 시작했다.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고, 해야 하는 건 뭐가 그렇게 많은지 답답함에 혼자 욱 하기도 했지만 역시 차근차근 따라 하다 보니 뭔가 하나씩 진행되고 있었다. 블로그를 통해 방법을 알았으니 본격 신청을 해보려고 했더니만 아직 회사 쪽에서 해야 하는 서류 처리 진행이 덜 되었는지 신청할 수 있는 서류가 뜨지 않는 것이다.


인터넷에 다시 검색해 보니 퇴직금이든, 실업급여 신청이든 할 수 있고 받을 수 있기까지 시간이 2주 정도 소요 된다는 걸 봤지만 그럼에도 이상한쪽으로  마음이 급해지기 시작했다.


뭔가 앞으로 진행되지 않고 그 자리에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러니 불편한 마음이 확 생겨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불편한 마음이 한번 생겨나니 이 문제뿐만 아니라 머릿속으로는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들은 많은데 어느 것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현실의 연결로 이어지니 마음속 축축 처지는 순간들이 찾아왔지만, 욕심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모든 과정엔 순서라는 것이 있는 건데 내 욕심에 그 순서들을 뛰어넘고 빠른 결과를 원하고 있던 것이란 것도 함께-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인터넷을 이리저리 검색해 보며 실업급여 신청 방법을 찾아가며 끝내 알게 된 순서의 결과처럼 하나하나 차근차근하다 보면 끝엔 해결되는 것처럼

나는 지금 이 순간 일어나는 순간들의 순서가 있음을 기억하고 모른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불안해하지 말고 잘 안된다고 불편한 마음을 가지지 말고 스스로 모르는 상태에서 아는 상태가 되기까지 계속해서 배워나가는 방법 밖에 없다고 가슴에 담고자 노력했다.


이렇게 하고 나니 조급해지는 마음을 어느 정도는 확실히 비울 수 있게 되었고 다시 한번 일어나는 모든 과정을 천천히 익혀나가야 한다는 걸 머리로 뿐만 아니라 마음으로도 받아들이게 되었고 그러다 보니 거짓말처럼 앞으로 전진해 하나씩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이 생겨났다.


사람은 대부분 자신이 모르는 상황에선 누구나 불안하고 걱정되는 마음을 가질 것이지만 그 상황을 어떻게 풀어 나가느냐는 각자의 몫이란 사실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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