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나참, 먹는 거 가지고

by 은조

나부터도 그러하듯 모든 사람은 서로가 서로를 다 마음에 들어 하며 좋아할 순 없는 거겠지?


이렇게 같이 일하는 직원이 많은 곳에서 일해본 것이 처음이긴 하지만 여태껏 사회생활하면서 정말 나는 그 사람 자체를 싫어해 보거나 반대로 누군가가 나를 절대적으로 싫어하는 사람을 만나보지도, 그렇다 하는 감정을 느껴보지도 못했었는데 이번에는 서로 통했다. 끔찍하게 싫어함을


같이 있을 때면 그 상대방도 기분이 더럽고 안 좋겠지만 나 또한 기분이 상당히 안 좋고 더럽다. 그래도 난 최대한 티를 내지 않고 조심하려고 하는 편이고, 더 정확히 말하면 사실 안타깝게도 나는 티를 낼 수 조차 없는 위치에 처해있다.


그러나 그 상대방은 고이다 못해 썩은 물 중 썩은 사람이라 얼마든지 나에게 안 좋은 영향력을 뿌려댈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억울하고 분해도 어쩔 수 없는 현실이 이렇다 생각하며 늘 기분이 나빠도 남편에게 욕하고 받아들였는데 정말 이번엔 해도 해도 너무한 일을 겪었다. 나는 절대로 하지 않을!


누군가에게 말하기에는 치사한 거 같기도 하지만 당한 사람 입장에서는 너무 열받고 분하고 마음에서 계속해서 사라지지 않아 뱉어야 한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도 정말 내가 지질한 것일까? 내 마음이 밴댕이 소갈딱지 딱! 그만큼의 사람인 것인지 아님 열을 올릴 민한 일인건지 한번 판단해 주시라-


그날은 하루 종일 데스크를 하는 날이었다.

썩은 물 옆 자리에 앉아 있어야 하는 나에겐 아주 그 자체만으로도 고욕적인 날.


죽이 되든 밥이 되든 긴장 속 열심히 하고 있었다.

그렇게 오전시간이 지나가고 오후가 되었고 팀장님 지인분이 진료를 보러 오셨다 가셨고 조금 지난 뒤 팀장님은 손 한가득 뭔가를 들고 데스크로 오셨다


그 한가득은 찹쌀떡이었는데… 방금 전 다녀가셨던 지인분 이사 오셨다며 나눠먹으라고 데스크로 가지고 오신 것이다.


팀장님은 그중 세 개를 빼시며 나에게 미안한데 3층 수술방 선생님을 가져다주고 오라고 부탁하셨고 알겠다고 한 뒤 3층수술방 선생님에게 건네주고 내려왔는데.....


내려와 자리에 앉았는데..... 기가 막힌 순간을 맞이했다.

각자 본인들 책상에 하나씩 찹쌀떡이 있고 심지어 그 자리에 없는 다른 직원분들 서류 칸에도 떡을 다 넣어놨는데…. 정작 내 자리에는 없는 것... 내 두 눈을 의심해야 했다.


처음에는 아닐 거라 생각했다. 그래, 설마 어떻게 그럴 수 있나 아닐 거라 생각하며.... 설마?!... 설마!!

티는 나지 않게 눈동자를 이리저리 휙 휙 굴리며 최선을 다해 찾아봐도 아무리 찾으려 해 봐도 내 자리에는 없었다.

나의 착각이 아니라 정말 없었던 것!!!!!


아니, 결코 찹쌀떡이 먹고 싶어서 그런 것이 아니라, 하루 종일 같이 있던 사람을 안 챙겨줄 수 있나? 깜빡이라는 단어를 쓸 수가 있는 상황인가? 정말 잊을 수 있는 건가? 그게 가능한 일인가?


아무리 이렇게 저렇게 생각해 봐도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자 나는 마음속으로 확신할 수밖에 없었다. 저 사람도 정말 나를 싫어하는구나-


싫어하는 건 싫어하는 건데 대놓고 하는 행동에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이 났고 속으로 웃고자 노력하는데 한참 지나 갑자기 아, 맞다 선생님 찹쌀떡 줬나?라는 헛소리를 짓거리는 썩은 물의 그 사람. 나참


안 먹어요라는 나의 대답에 아, 어차피 이런 거 안 좋아하지 라는 또 한 번 해대는 헛소리에는 대꾸하지 않았다.


그로써 일부러 주지 않았음의 조금의 의심이 완벽한 확신이 되면서 기분은 더욱 더러워졌다.


그걸로 끝냈어야지 조금 뒤 본인이 먹으려고 뜯으면서, 맛있대~라는 소리를 왜 하는 건지?

내가 그 말에도 대꾸를 해줘야 하는 건가? 하지만 나는 대꾸를 해줄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위치의 존재였다..

와, 이건 진짜 대놓고 싫어하는 티를 내겠다는 거구나?


퇴근 후 씩씩대며 남편에게 이야기를 했고 보통 이렇게 토해내면 분이 내려앉는데 와, 이 사건은 정말 도저히 풀리지가 않는 것이다.


그 정도로 사람을 너무 짓밟았다. 그렇지 않은가?

정녕 나의 속이 좁은 것인가? 정말 밴댕이 소갈딱지 만한 게나의 속인가? 그렇지만 내 상식선에선 절대 할 수 없는 행동이라는 것은 분명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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