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절만큼은

순간, 순간

by 은조

5월 1일, 새로운 달이 시작되는 첫날

노동절이라 대부분? 많은 사람들이 쉬는 날이었다.

나도 원래 출근 예정이었는데 월요일,

원장님께서 몸이 안 좋으시다며 갑작스레 휴진을 한다고 하셔서 나도 그렇게 쉬게 되었다.


월요일, 쉰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황남매가 학교는 등교하지만 급식은 먹지 않고 하교를 해야 했는데 내가 쉬니 케어할 수 있다는 사실이-


쉬는 날답게 아침에 여유롭게 황남매를 준비시키고 등교를 무사히 마쳤다. 그리고 이어진 집정리 패턴-

황남편은 운동하러 갔고 나는 요즘 집중해서 쓰고 있는 글을 조금 정리하니 금방 아이들의 하교시간이 다가와 나갈 준비를 해야 했다.


운동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황남편은 나에게 전화를 걸었다. 학교 앞에 사람들 장난 아니라고, 다들 똑같이 애들 데리고 근처로 밥 먹으러 갈 텐데 하면서 말이다

머릿속으로 몇 군데 생각해 보며 일단 황남매를 데리러 학교로 갔다.


조금 지나니 아이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황남매는 안 나오고 아이들을 먼저 만난 사람들이 한두 명씩

교문을 빠져나가는 것을 보고 있으니 나의 마음도 급해졌다

내 마음과는 다르게 우리 아이들은 거의 마지막으로 나왔고 부랴부랴 교문을 나서 음식점을 가보지만, 만석에다 웨이팅 줄까지 서 있었다.


그나마 빠른 걸음으로 더 올라가 ‘롯데리아’를 갔고 몇 안 남은 자리를 찾아 앉을 수 있었다. 곧이어 그곳도 만석에다 지금 주문하면 몇 분, 몇 분 걸린다는 직원의 외침이 크게 울려 퍼졌다. 조금만 늦었으면 못 먹었겠다 싶었다-


시원한 거, 시원한 거, 찾던 아이들은 햄버거 먹고 아이스크림을 주문해 입에 시원함이 들어간 후에야 표정이 펴졌다.

나름 운 좋게 먹고 나와 더위 속으로 다시 풍덩-

오늘 하루 방과 후를 땡땡이친 아들은 피아노 학원으로 갔다


나랑 딸은 동네 마트에 갔다. 저녁으로 카레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재료를 바구니에 담고 후식으로 먹을 과일도 담고 결제를 하려고 줄을 서 있는데 바로 옆에 진열매대에 한가득 쌓아있는 마이쮸를 발견한 딸.


곧바로 사달라고 했지만 방금 전, 다디단

아이스크림을 먹었기에 안 된다고 하고 끝까지 사주지 않았다. 원래였으면 그 고집과 애교에 넘어갔을 테지만 요즘 단것을 많이 먹어 살이 포동 하게 오른 딸의 건강이 염려되어 나는 흔들리지 않고 버텨냈다. 딸을 위해


그렇게 딸까지 학원으로 보낸 뒤 노동절이라 쉬는 엄마와

정말 기억도 안 날 정도로 오랜만에 최근 새로 생긴 카페에서 만났다. 일단 그곳에 자리가 있음에 다행이었고 힘든 일정 속? 달콤한 커피를 마실 수 있어서 감사했다. 조각 딸기케이크까지 엄마한테 얻어먹게 되었다.


당연히? 엄마와의 대화 주제는 나의 일자리 이야기였다

엄청 걱정하고 있는 나와는 달리 엄마는 자신의 경험담을?

이야기해 주며 뭘 걱정하냐고 두려워하지 말라고 이야기를 해주었는데 순간, 그 순간은 걱정 따윈 날아가고 뭐든 순리대로 될 것만 같은 안심이 들기도 했다.


그리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누구와 어떤 식의 대화를 나누는지가 중요하다는 것을

여러 사람과 의견을 나눠볼 필요가 있다는 것을-


아침, 황남편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는데 서로 말을 하면 할수록 나의 걱정 근심은 더욱 쌓여만 갔다.

물론 엄마보단 나랑 붙어살아야 하는 사람으로서 막연하게생각하기보단 무엇이든 구체적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해서 그런 거라는 건 알지만 마음이 무거워지는 것도 사실이었다


엄마는 엄마의 방식대로, 황남편은 황남편의 방식대로 나에게 이야기를 해준 것이지만 나의 마음은 아예 극과 극으로 느끼며 생각이 나눠지게 되었다.


그렇게 시원 깔끔한 카페에서 맛있는 커피와 디저트를 먹으며 오랜만에 엄마와 대화를 통해 힐링을 나누니 조금? 아니 많이, 기운을 얻어 나의 오후시간을 시작할 수 있었다.


학원에 갔던 황남매를 데리고 집으로 왔고 카레를 만들고 집정리를 하고 저녁을 먹고, 황남매를 잠자리에 드려 보내고 내일을 준비한 후 나도 침대에 누웠다.


잠이 올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어제, 잠에 들지 못할 것만 같았는데 생각보다 푹? 자고 일어났다.

그런 내 모습에 나도 조금 놀라고 황당하기? 까지 했지만 질문에 답을 할 수 있다.

어제도 잤으니 오늘도 잘 자겠지 하며-


일을 안 하고 하루를 집을 위해 아이들을 위해 나를 위해 정신없이 흘러가니 어느 순간, 순간만큼은 일자리에 대한 불안감이나 두려움이 사라지기도 했다.


일단 통보를 받은 지 하루가 지났고 다시 아침이 되면 일을 하러 나갈 것이고 아무렇지 않은 듯 일을 하겠지.

그러나 그 안에서 많은 오르고 내리는 감정들이 있겠지

나는 그 감정들을 느끼는 그대로 적어대겠지


내일은 내일로 넘기자고 돼 내어보지만 아직은, 아직까지는? 생각이 많은 순간이라 그런지 그냥 괜찮아지고 싶은 마음에 맥주 한잔이 간절히 생각나는 밤. 고민 또 고민

오늘밤은 맥주 한잔으로 아니, 몇 잔으로 마무리한다


디데이는 진행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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