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은 먹는 거개?
“축복아, 생일 축하해!”
생일? 그게 뭐야? 새로 나온 간식인가?
주인이 아침부터 나를 빤히 쳐다보더니, 귀를 잡아당긴다.
“마사지~”
그건 마사지가 아니야. ‘단발머리’라며 귀를 만지작거린다. 자기한테 없는 거라, 신기하고 부럽겠지.
어젯밤엔 추울 때 데리고 나가서 한참 돌았으니, 오늘은 좀 쉬고 싶단 말이야.
“축복이가 벌써 네 살이 됐어.”
암요, 제가 벌써 청년기입니다. 그러니 개 의사를 존중해 주십쇼.
“축복이가 처음 올 때 요만했는데.”
아, 그 이야기 그만할 때 안 됐어? 다들 처음이라는 게 있잖아. 내가 주먹만 했다고. 알겠어. 그런데 뭐! 난 지금 3.7kg이나 나가. 튼실한 꿀벅지를 봐.
어엿한 성견이라고, 멍!
“축복이 오늘 외롭게 혼자 두지 마.”
남자 주인 뭘 좀 아네. 내가 말 안 했지만, 꽤 감성견이야. 혼자 있으면 생각이 많아져.
나는 누구? 여긴 어디? 주인은 어디 간 거야?
그러다 보면 기분이 축 처진다고.
주섬주섬 간식을 챙기네. 주인, 어딜 가는 거야.
야호! 주인 따라 산책하러 가자. 낮에 나가는 건, 정말 오랜만인 듯.
코끝에 닿는 공기가 부드럽다. 동네에 친구들도 많이 돌아다니잖아. 꼬리 흔들 맛이 나네.
“그래, 오늘부로 한 살 더 먹었으니. 얌전해야지!”
여기다 여기. 가끔 맛있는 간식이 나오는 곳.
주인은 노트북을 꺼낸다. 얼마 만이야. 글 쓰는 주인 옆에서 뒹굴뒹굴하는 이 시간.
코를 찌르는 커피 향기도 나쁘진 않아. 과자 냄새는 언제 나는 걸까?
켕켕!!
“저건 뭐야?”
멍멍!!
“얘들아, 진정해. 축복이, 너 이러면 다신 안 데려와!”
주인, 그렇게 무섭게 쳐다보다니. 억울해. 쟤가 먼저 짖었잖아. 짖는데 짖는 걸로!! 개들의 법칙이야. 아무것도 모르면서 헹!
흠흠, 내가 오늘 생일이랬지? 그럼 꽉 찬 네 살이 된 거네!
오늘은 좀 다른 모습을 보여 줘야지.
좋은 냄새가 난다. 주인이 벗어놓은 털조끼, 여기 누우니, 잠이 솔솔 온다.
“악! 여기다 침을 흘려놓으면 어떡해!”
주인 서운타. 내 침이 뭐 그렇게 더러워? 그런 표정을 짓다니. 흥!
“축복이 생파 해야지”
축복아, 촛불은 1개야, 다시 태어났다고 생각해! 우리는 하나.
생일 축하합니다.
생일 축하합니다.
왜 다들 나를 그렇게 빤히 쳐다보는 거야? 무안하게스리. 싸우자는 거야? 나 간다.
노래는 패스~ 난 그냥 주인 옆에서 쉬고 싶을 뿐.
생일엔 노랫소리가 들리는구나!
참, 주인 조끼를 베고 잠들 수 있어 행복했어. 주인 냄새가 아직도 코끝에 남아있는 거 같아…. 달콤하다.
그럼….
생일 매일 하면 안 될까? 풋-
https://www.youtube.com/shorts/5FtuLoib2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