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냐, 나도 아프개

by 베를리너

웩!

이건 뭔 맛이야.

어제부터 우리 집에 온 할머니가 나한테 준 걸 덥석 물었더니, 속에서 거부반응이 일어났어.

“에구, 토했네.”

그럼, 내가 무슨 무쇠 위를 가진 줄 알았어?

나도 딱딱한 거 먹으면 뱉어낸다고!

주인의 약간 동글동글해진 눈과 나를 물기 어린 눈빛, 새로운데? 나쁘지 않아. 흠.

“오늘 축복이 간식 금지입니다.”

뭐라개!! 이런 청천벽력이. 이제 소화된다고.

“그렇게 꼬리 쳐도 소용없어.”

아흑. 내가 이렇게 나올 줄 알았다면, 아까 그 강냉이를 삼키는 거였는데.

여자 주인은 나갔다 오더니, 무슨 생선 냄새를 이렇게 풍겨?

약 올리는 거야? 내 코를 속일 생각 해? 나만 빼고 맛난 거 먹었구먼.

손님이 있으니, 피곤하다. 코 박고 잔다개.

“웩. 웩!”

이건 무슨 소리개?

“아, 축복아, 너도 토하고 나도 토하고 오늘 무슨 날이야.”

헉. 뭣이. 이 새벽에 무슨 일이야? 괜찮은 거야?

두세 번은 화장실을 가더니, 이제 좀 잠잠하네.

내일은 집에서 박혀있겠구먼.

“축복아, 잘 있어~ 안녕.”

네. 할머니. 저도 인사는 하겠습니다. 인간이 아니라 고개는 못 숙여요. 조심히 가십셔. 조만간 또 뵐 거잖아요.

“축복이 눈이 슬퍼 뵌다. 나간다고 그러는가 보다.”

훗. 할머니. 제 눈은 원래 사슴 눈처럼 맑고 호수처럼 깊습니다만.

그나저나, 여주인은 시름시름하고 있구먼. 그래, 그럼 나도 눈치 챙기고, 이런 날은 조용히 튀지 말자.

“안 되겠다. 요가는 패스. 축복아 나가자.”

아, 정말이야? 요가 안 가? 나랑 산책을?

주인이 아프다고 하는데, 산책하러 간다고? 견생은 어떻게 풀릴지 모르는 거야. 끝까지 끝이 아닌 거구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