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변한다는 것.

'관계'에 대한 사색

by 데이지

상황이 변해서일까,

그들이 변해서일까,

아니면 내가 변해서일까.




어릴적 언제나 불평불만만을

털어놓았던 친구가 있었다.


인생이 참 어렵다고,

자신에게만 참 이런

불행한 일들이 일어난다고.


자신 주변에만

참 이상한 사람들이

많다고, 자신만큼 힘들게

사는 사람도 없을거라며 말이다.


그저 힘든 사연에,

털어놓을 곳조차 없겠지란

마음에 하염없이 그 불평을

모조리 듣다보면 당연하단듯이

내 마음도 얼룩이 지곤 했었다.


얼룩진 마음이 불편해

오는 족족 들어주던 불평을

때때론 바쁘단 핑계로,

때때론 누구와 함께 있단 거짓말로,

불편한 마음을 피하곤 했었다.




힘들어도 그저 끊어내지 않았다.


어쩌면 내가 힘든 이야길 털어놓는

마지막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마음에.


굳이굳이 딱 잘라 외면할 필요없었다.


적당한 핑계,

적당한 거리

괜찮았다.




그렇게 몇년만에

다시 그 친구를 만났다.


여전히 힘든 삶이라고,

이런 일들이 있었다고

이야길 하긴 했지만

어릴적 그때와는 달랐다.


마냥 자신의 감정만을,

자신의 이야기만을 꺼낸다고

생각했던 그 아이가 하는 말들이

더이상 힘들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래, 힘들었겠구나.'

'그래, 그런일들이있었구나.'

'그 마음 나도 너무 공감간다.'




사실 서로가 어릴적과

크게 달라진 건 없다고 생각한다.


단지, 나이를 먹고

각자 다른 경험들이

쌓였다는 것?


사람이 변한다는 것.


그건 그 사람의 단면만을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때로는 어리석은 부분을 보기도 하고,

때로는 어른스러운 부분을 보기도 한다.


때로는 나와 맞지 않는 부분이있고,

때로는 영혼의 단짝같은 부분이있을 수 있다.


한 사람 안엔 다양한 모습이 있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그 친구가 더 이상

불편하지 않는 것은

친구도, 나도 우리의 한쪽면이 아닌

다양한 면을 인정해주고 들어주기 때문이 아닐까.




사람은 언제 어디서 어떻게 만날지 모른다는,

옛 어른들의 말이 난 이제야 이해가 가는 것 같다.


그건, 그저 우유부단하게 '좋은게 좋은거지'

라며 살라는 뜻이 아닌 한 사람의, 나 자신을

포함하여 다양한 삶의 모습을 인정해주라는

얘기 였다고, 이해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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