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화 - 좋은엄마가 될거예요.
두 번의 피검사로,
임신은 거의 확정되었지만
아직 임신확인증은 안오지 않는다.
내가 다닌 난임병원에선
아기집과 난황까지 확인을 해야
임신확인증을 준다고 했다.
25년 4월 12일
드디어 첫 초음파를 보는 날.
이때 아기집이 보이지 않으면
계류유산이라고 해 약을 먹고
배출을 해야한다고 했다.
떨리는 마음으로 본 초음파,
아기집이 2개나 보였다!!
아주 작게 난황도 보였다.
임신에... 성공한 것이다.
임신 확인증을 써주셨고,
이걸 들고 보건소에 가면
임산부 등록을 할 수 있었다.
내가 임산부라니,
내가 임신을 했다니!
사실 시험관 시도 첫번째에 성공했지만,
채취할 때 너무 고생해서인지 남편도,
나도 울컥해 주차장에서 눈시울을 붉혔었다.
그러나 설렘도 잠시, 사실 불안이 더 컸다.
2주뒤 심장이 뛰어야 했고,
그 뒤에 태반이 생겨야 했고,
또 그 뒤엔 태아가 생겼는지 봐야했다.
아무 느낌이없던 나는
실감할 수 없었기에
병원가는 날만 손꼽아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
매일 매일 불안한 생각이
문득문득 떠올랐다.
만약 심장이 멈추면,
만약 더이상 크지 않으면,
만약 정상적이지 않으면.. 어쩌지..
임신소식을 양가 어른들께
너무 빨리 알린 탓이었을까.
불안을 잠재우기가 쉽지 않았다.
그나마 병원에서 상태를 확인하고서야
조금은 안심할 수 있었지만 잠깐이었다.
무사히 10주까지 심장도 잘뛰고,
쌍둥이 모두 잘 크고 있었다.
한 아이가 크기가 주수에 비해
좀 작았지만 걱정할 일은 아니라고 했다.
2주에 한번씩 병원에 가는 날이
왜 이렇게 더뎠는지, 불안감에
무리하게 움직이지 않고 잠만 많이 잤던 것 같다.
대망의 12주, 1차 기형아 검사를 하던 날.
우려하던 일이 터졌다.
크기가 작았던 아이의
목투명대가 두껍게 나온 것이다.
목투명대가 두꺼우면 다운증후군,
장애일 확률이 높아져 고위험군이 된다.
혹시나 하면서 원장님이 여러번 체크할때부터
불안감은 하늘을 찔렀지만 좋지 않은 결과에
좌절 할 수 밖에 없었다...
이건 내가 잘못한 것이 아님에도,
내가 더 할 수 있었던 것은 없었는지
자꾸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나이가 많아서 일까,
너무 누워만 있었나,
너무 움직이진 않았나,
좀 더 잘 챙겨먹을 걸 그랬나.
수많은 후회가 머릿속을
스칠 때 원장님이 이런 경우도 있다며,
다독여주시는게 들렸다.
그럼에도 불안해서 조금 비싸지만
니프티 검사라고 유전자 검사를 추가로
받겠다고 말했다.
진짜.. 아픈 아이라면.....
보내줘야 하지 않을까하는
최악의 상상도 하면서,
결과가 나오는 2주동안
제정신을 차리지 못했던 것 같다.
임신만 하면 꽃길일 줄 알았다.
4주 아기집 확인
6주 난황과 심장반짝임 확인
8주 심장뜀 확인
10주 젤리곰 확인
12주 1차 기형아 검사+니프티검사
16주 2차 기형아 검사
21주 정밀 초음파 (구조적 기형아 검사)
24주 임신성 당뇨검사
25주 입체초음파
아마 25주 이후로도 여러 검사가 있을 건데,
지금 정해진 검사는 이정도 였다.
매주, 넘어야 할 산이 있었고,
그렇기에 매주 불안할 수 밖에 없었다.
입덧이 심해도 기운이 없어 힘들고,
증상이 없어도 불안하고 무서워 힘들었다.
배가 빨리 나와도 무서웠고,
배가 좀 들어간 것 같아도
아이들이 잘못되었을까 두려웠다.
좀 내려 놓아야 한다던데
절대 쉬운일이 아니었다.
다행히 추가 유전가 검사에서
모두 저위험군이 나왔고,
2차 기형아 검사에서도
저위험군이 나와 걱정을 덜었다.
목투명대가 두꺼웠던 작은 아이도,
정상으로 돌아왔고 이젠 크기도
두 아이 모두 주수에 딱 맞게 크고
있음을 확인 했다.
이제야, 아주 조금은 안심할 수 있었다.
정신적으로 안심은 했지만, 점점 불러오는 배와
늘어나는 몸무게에 몸은 점점 힘들어졌다.
슬슬 숨쉬기가 힘들고,
더위를 전혀 참지 못한다.
똑바로 눕는 것보단
옆으로 누워야 잠이오고,
자다가 중간에 자주 깨기도 한다.
조금만 걸어도 피곤하고,
잠도 꽤 많이 쏟아진다.
슬슬 허기도 자주 느껴져
먹는양도 정말 많이 늘었다.
늘어나는 몸무게를 신경써야 했고,
두근거리는 심장때문에 혈압도 신경써야했다.
건강하게 잘 챙겨먹으려고 노력하고,
조금은 나 자신을 다독여보려고 노력했다.
임신, 되기만하면 정말 좋을 줄 알았는데,
그게 시작이었다는 것을 이제서야 알게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