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는 환자가 아니잖아요.

17화 - 좋은 엄마가 될거예요.

by 데이지

난임병원에서 처음 이식을 하면

30분간 일어나지 못하고

착상을 돕기 위해 누워 있어야 한다.


시술 침대에서 병실의 침대로

이동 할 때도 침대와 침대를

가까이 붙여 굴러서 넘어가야한다.


일어서면 기껏 이식한 배아가

떨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인공적으로 이식한 배아가

혹시나 떨어질까봐 집에와서도

며칠간은 최대한 누워있으려 노력했다.




착상 여부를 알기 위해

1차 피검사를 했을 때도,

임신 확인을 위해

2차 피검사를 했을 때도,

최대한 몸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노력했다.


그만큼 간절했기에

몸을 움직이는게 참 무서웠다.


임신을 하고, 안정기인 12주까지도

몸사리기에 최선을 다했던 것 같다.


그때, 나의 생각을 완전히 바꿔준

한마디는 바로 요가선생님의 말이었다.


"임산부는 환자가 아니에요. 충분히 움직이셔야해요."


그 말에 처음으로 스스로가 환자처럼

몸을 사리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때 처음으로 스스로가 가지고 있던

부담감을 많이 내려놓을 수 있었다.




임신을 하면 겁이 참 많아진다.


막 움직이면 안될 것 같고,

매일 하던 일도 하면 무리가 되는 것 같다.


집안일도 최소한으로 하게 되고,

왠지 좋은 것만 보고 좋은 것만 들어야 할 것 같다.


음식도 건강식 위주로 먹어야하고,

멀리 이동하면 안될 것 같다.


물론 조심한다고 나쁠건 없지만

오히려 이런 소극적인 태도는

임산부의 마음에 불안감만 키우는 것 같다.




"임산부는 환자가아니에요"


이 말이 콕 박힌 이후로

조금 달라진 태도로 일상을 보냈다.


몸이 찌뿌둥 하면 산책도 나가고,

유튜브를 보며 스트레칭도 따라한다.


좋은 것을 보고, 좋은 것을 듣기도 하지만

조금은 자극적이어도 내가 재밌어하는

것을 찾아 보기도 한다.


미뤄놨던 집안일도 더이상 미루지 않았고,

회나 날 것, 조개류를 제외하곤

따로 신경쓰지않고 자유롭게 먹었다.


별거아닌 것들이지만, 이런 태도는

막연했던 불안감을 많이 낮춰줬다.


또, 못먹거나 못움직여서 받고있던

스트레스도 이제는 거의 없다.


10개월 간의 임신기간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바로 '엄마' 임산부의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임신기간에도 나는 나에게 집중하려고 노력한다.


수, 목,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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