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돌보았던 너에게

나in나 詩 69

by 나in나



안 뜬 여린 너를

돌보겠다며

자신만만했었다


하루 4시간 간격으로
이유식을 먹이고
물을 먹이고
잠을 재우고

목욕도 시키고
함께 했던 그 간들이

행복이었다

뒤늦게 잠든 나
나보다 먼저 침을 맞은

너의 몸짓이 깨웠다


눈을 뜨고

솜털이 나고

깃털이 나고

깃털 색이 변하고

부리색이 변하며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너를

네가 나를 돌보는 줄 모르고

내가 너를 돌보는 줄만 알았다


너를 위겠다며

더 잘해주겠다며

책이며 인터넷이며

정보를 찾아댔


그 말들을 의심하지 않고

그저 믿고 행했


놀이터에서 놀고

날갯짓하며 비행하고

자유롭게 목욕도 즐기던 너는

즐거움을 알아버린 건지

자는 시간이 점점 늦어졌다


잠이 부족하면

아프기라도 할까 봐

걱정거리가 됐다


눈부신 전등빛

라고 착각해서

안 자는 거라고

새장에 넣어

새장을 덮어

밤을 알려야 한다고 했


충분히 잠을 자야 건강할 테니

매일 저녁부터 아침까지

천을 덮두었


그 안에서 말똥말똥 두 눈 뜨고

잠 못 드는 너 거라고는

상상 하지 못했


깨어 있는 식구들

활동하는 소리에

찌 잠이 왔을까


고요한 밤 잠 못 이루 것으로도

나 그렇게 괴롭던데

너는 얼마나 더 통스러웠니


네가 성장하는 동안

식구들도 성장하며

하루를 살아내야 할

각자의 자리가 생겼다


너와 나는 점점 함께할 수 없었다


어느 날 아침,
네 몸은 가벼워져 있었고
네 눈은 반쯤 감겨 있었다

나는 고개를 숙인 채
손끝으로 네 깃털을 쓰다듬으며

힘겹게 뛰는 심장 박동에
미안하다 말도 못 하고 펑펑 울었다

너의 심장이 멈추고
체온이 식어갈 때
네가 날 필요로 하던 순간들을
함께 해주지 못한 것이 미안해서였다

너를 돌볼 수 없는 내가
감히 너를 돌보겠다며
욕심부렸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다

작은 깃털만 남기고
네가 떠나갔을 때

나보다 작고
나보다 밝았던 네가
나를 돌보았다는 것을 알았다


너를 보내고

미안한 것들만 올라


먼 산 바라보며

전할 수 없는 용서를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