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이지만 딸아이는 8살
첫 글에 이어 이번엔 딸아이에 대해 짧게 써보고자 합니다.
소제목에 나와 있듯이 저는 50대 중반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나이지만 딸아이는 8살입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인해 결혼을 40대 중반에 하게 되었고 그로 인해 하나뿐인 딸은 이제 8살, 초등학교 2학년입니다. (아이의 나이를 통해 짐작하실 수 있겠지만 와이프의 나이도 저랑 10살 차이 정도 납니다)
또래 친구들의 아이들은 대부분 대학생 혹은 일찍 결혼한 친구들의 아이들은 이미 결혼까지 했을 정도로 저는 늦게 결혼했고 아이도 늦었습니다.
제 아이의 나이를 알게 되면 대부분의 동료 및 지인들은 부러움 반 걱정(?) 반의 반응입니다. '다 늙어서 늦둥이 재롱을 보니 얼마나 좋냐'라는 반응이 반, 그에 반해서 대 놓고 얘기는 하지 않지만 '그 나이에 어떻게 하냐'라는 뉘앙스도 만만치 않습니다.
맞습니다~!!!
에너제틱한 딸아이의 체력을 감당하지 못해 원하는 만큼 놀아주지도 안아주지도 못하는 것 외에는 딸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이 행복합니다. 첫 글에서도 밝혔지만 해외 근무를 오랫 동안 해 온지라 거의 4개월에 2주 정도 휴가 기간에만 아이와 놀아줄 수밖에 없었던 처지라 더더욱 미안한 마음이 큽니다.
애가 2살 때 해외 근무를 나가 지금 8살이 되어서야, 그것도 회사의 임원으로 재직하다가 보직 해임을 당하고 곧 퇴직을 앞두고 있는 처지에서야 비로소 좀 더 자주 볼 수 있고 놀아줄 수 있는 현실이 웃프기도 합니다.
아직 아이에게는 아빠가 퇴직을 앞두고 있다는 얘기는 하지 않았습니다. 얘기를 해도 정확히 알아들을지도 미지수지만 아빠가 한국에 돌아왔다는 이유만으로 즐거워하고 있는 초등학교 2학년인 아이에게 굳이 우울한 얘기를 전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심정에서였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주중에는 집에서 나와 오피스텔에서 지내면서 회사 다니던 루틴을 유지하면서 그동안 하지 못했던 독서, 자기 계발, 운동 등을 통해 몸과 마음이 풀어지지 않도록 노력 중이며 주말에 집에 가서 애랑 놀아주는 라이프 스타일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아빠가 주중에는 서울 본사에서 근무 중이고 금요일 저녁에 지방에 있는 집으로 내려오는 것으로 함)
4개월에 한 번씩 휴가 왔다가 다시 해외 근무지로 돌아가는 아빠를 보면서 펑펑 울던 아이가, 이제 아빠의 귀국 이후에는 주말마다 보는 호사(?)를 누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말에 이별 인사를 할 때마다 또 웁니다. "울 아빠도 친구들 아빠처럼 나랑 함께 살았으면 좋겠다"라는 얘기를 최근 들어 부쩍 자주 합니다. 한창 클 무렵에 옆에 있어주지 못하고 해외에 있었던 것이 무척 미안하기도 합니다.
향후 제 인생이 어떻게 흘러가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해외 근무 중 아이에게 쏟지 못했던 정성을 이 기회를 활용해서 최선을 다해 만회해 보자고 나 자신과 약속해 보며 지금보다 훨씬 나이가 들어도 딸아이와 친구처럼 지낼 수 있는 아빠가 되고자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앞으로는 50대 중반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나 자신의 과거와 현재, 미래 이야기를 넘나 들며 재미있는 얘기들을 주제별로 써 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