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시대, 엄마의 자녀교육 방향
새해를 앞두고 보통은
육아서나 자녀교육에 관련된 책을 읽는데
이번에는 저희 남편이 가장 좋아하는 투자서를 읽었어요.
몇년째 저에게 읽으라고 했지만 이제야 읽었네요.
읽고 나니 제가 그동안 자본주의 안에 살면서
너무 안이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요즘 유튜브에서 자주 보는 것처럼
책에서도 화폐 가치는 앞으로도 계속 하락한다고 말해요.
그래서 현금을 쌓아두는 데 집착할수록
오히려 삶은 더 불안해질 수밖에 없고,
진짜 가치는 실물자산과 생산자산에 있다고요.
그 대목에서
나는 투자자가 아니라
엄마로서 멈춰 섰어요.
아이에게 내가 가르쳐야 할 건
‘어떤 직업을 가지고 얼만큼의 돈을 벌어라’가 아니라
‘사회 시스템이 굴러가는 구조를 파악할 수 있는 안목’
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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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는 또
정치인은 구조적으로
인플레이션을 선택할 수밖에 없고,
사람들은 늘 상승의 끝에서 확신하고,
하락의 바닥에서 공포에 빠진다고 말해요.
그 이유는 시장이 아니라 인간의 본능에 있다고요.
우리는 대부분 빠르게 판단하고, 낙관에 기울고,
확신하는 쪽을 선택하는 존재예요.
삶에서는 그 본능이 편리하지만,
돈을 다루는 일에서는 독이 될 수 있어요.
그걸 읽으면서도
저는 자연스럽게 육아를 떠올렸어요.
아이를 키우면서도
우리는 얼마나 자주 본능대로 반응하는지.
불안하니까 서두르고,
남들이 하니까 따라가고,
지금 당장 편한 선택에 안도하는 모습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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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저는
올해 자녀교육 목표를 다시 세워보았어요.
아이에게 무언가를 직접 가르치기 전에
느리게 생각하는 힘을
먼저 남기고 싶어졌어요.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경제·사회·문화, 특히 자본의 흐름에 대해
자주 이야기하고,
정답을 주기보다 질문을 던지고,
확신을 주기보다 의심할 수 있게 돕고 싶어요.
제가 책을 보고 결국 남은 메시지는
부자가 되느냐의 문제는 정보가 아니라
내면의 태도라는 것이었어요.
그리고 본능대로 사는 게 가장 쉽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은 그 자리에 머문다는 것도요.
이번 방학 동안 아이들과 생활계획표를 같이 만들고,
하루 루틴을 정하고,
짧은 일기를 쓰는 시간을 가졌어요.
이렇게 아이들과도 본능을 조금씩 절제하며
계획–점검–반성의 구조로 느리게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고 싶어요.
매일 완벽할 수는 없겠지만
왜 흐트러졌는지, 무엇이 어려웠는지,
내일은 뭘 바꿀 수 있는지
이야기하며 함께 성장할 수 있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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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렇게 아이를 키우면서도
나는 혼자 공부하는 연습을 계속하고 싶어요.
돈을 들이지 않아도 충분해요.
진지후를 조깅하며 생각을 정리하고,
유튜브를 켜고 집에서 요가를 하고,
책을 읽고, 글을 써요.
큰 돈을 쓰지 않아도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하루를 채울 수 있다는 게 참 좋아요.
이런 시간은
엄마라는 역할에서 벗어나는 도피가 아니라,
엄마이기 전에 나라는 사람으로
이 시간을 살아내는 방식이에요.
혼자 공부하며 노는 시간이 있어서
외로움이 찾아와도
나는 다시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어요.
내가 나에게 돌아가는 방법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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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이들에게
어떤 기준으로 선택할 것인지,
왜 남들과 다른 결정을 해도 괜찮은지,
실패해도 다시 점검하면 된다는 걸
삶으로 보여주고 싶어요.
이게 내가 이번 독서를 통해 정리한
올해 자녀교육 방향이고,
여전히 진행 중인 저의 엄마수련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