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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국 사람들은 왜 그렇게 교사에게 화가 났나

by ㅎㅁㅎㅁ Jan 09. 2025

예전에 한 드라마를 재밌게 볼 때였다.

배경은 2010년.

갑자기 기간제 교사가 주인공의 뺨을 때린다.

재미있게 보던 나는 갑자기 ‘잉?’ 했다.

갑자기 정이 뚝 떨어져 버렸다.

저기서.. 과연 저런 장면이 꼭 필요했던 건가?

나는 교사이지만

교사가 나오는 드라마는 가급적 보지 않는다.

미디어에서 교사가 나쁘지 않게 나온 적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날마다 아이들을 위해 정말 영혼까지 탈탈 털어 에너지를 쏟고 오는 나는, 그런 영상을 보면 정말 의욕이 파사삭 식어버린다.

예전에 모 프로그램에서 “나만 아니면 돼~!”라고 외치던 연예인이 있었다. 그 때 당시 아이들이 교실에서 가장 많이 했던 말은 역시나 “나만 아니면 돼~!”였다. 아이들에게는 진지하게 지도를 했지만 미디어의 영향력이 사회에 얼마나 크게 작용하는지 방송국에서 너무 간과하는 것은 아닌가 싶어 화가 났다.

사람들은 초등학교 시절을 거의 기억하지 못한다.

그리고, 가장 잘 기억하는 고등학교 때도 분명 좋은 선생님은 있었을텐데 나쁜 기억만 점점 더 강화되는 듯 하다.

사회에 나오면 교사에 대한 나쁜 이미지가 미디어로 인해 확대재생산되고 결국 그 이미지는 학교를 불신하는 데까지 이어진다.

교사 관련한 기사가 나오면 좋은 먹잇감이 된다는 건 자명한 사실이다.

사실 기사 속 인물들은 으레 다른 집단이 그렇듯이 극히 일부일 뿐이고,

심지어 교사가 아닌데도 교사로 보이도록 교묘하게 ‘교직원’이라고 기사를 내보낸다.

방과후 강사의 부정한 일도 방과후 ‘교사’라고 내보낸다.


모두가 교사를 미워했으면 좋겠나 보다.

“교사 집단이 예전에 잘못했으니까 너네가 그 대가를 대신 받는거야!”

라고 어떤 사람들은 말한다.

21세기에 지금 연좌제를 적용하는 건가?

그럼 그 시기에 안 그랬던 집단이 있는가?

그때는 부모도, 경찰도, 회사도 모두 그런 시기였다.

나도 맞고 자란 세대였다.

우리가 학교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선 학부모와 교사 간의 ‘신뢰’가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신뢰하지 못하고 자꾸 서로를 불신하고 의심하고 불안해 하도록 자극적인 영상이나 기사를 미디어에서 계속 내보내고 있다.

궁극적으로 그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렇게 된다면 우리 사회에 남는 것이 무엇이고, 그 사람들이 언론에 종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는 정말 아이들에게 최선을 다한다.

이 아이들이 혹여나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아이들 내면에 좋은 기억을 심어주고자 정서적으로 따뜻하게 길러주고자 힘들어도 에너지를 쏟고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현장에는 그런 선생님들이 아주 많다.

제발 미디어에서, 방송국 분들이 좀 알아주셨음 좋겠다.

예전에 당신들과 같이 상처받고 자란 세대로서,

지금의 교사들은 그 상처를 대물림하지 않으려 부단히 노력하는 사람들이라고.

그러기 위해 교사로 남아있는 사람들이라고.

서로 신뢰하는 학교가 되기 위해 제발 이 마음을 알아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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