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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란 Nov 01. 2024

자연의 소리

외로움이고 그리움이며 희망입니다

살갗을 스치는 바람에서 스산한 기운이 전해지는 가을입니다. 한여름의 푸른 나뭇잎이 풍성한 기운을 품어냈다면, 이 가을의 단풍은 시간을 품은 듯 깊고 잔잔한 아름다움을 주네요.

떨어진 낙엽은 바람에 몸을 맡기고 자유로운 춤을 추며 기억해 달라 합니다.


누군가는 오고, 누군가는 떠나야 하는 자연의 이치에 우리 깊은 저항은 하지 않기로 해요.

인생의 순리 안에서 살다가 이별을 받아들이는 것이 어쩌면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 아닐까 싶습니다.

제 몫을 다해낸 저 낙엽들처럼요.


아직 나뭇가지에 버티고 있는, 그동안 잘 살아낸 잎새를 보며 잔잔한 미소를 지어봅니다.

잠시 자연의 소리에 귀 기울여보세요.

함께 살아가는 지금 이 순간이 경이로움으로 다가옵니다.


공생하며 살아왔던 자연이 등뒤에 가려져있던 인생의 동지 같아서 애틋함이 밀려옵니다.

너무나 많은 것들 가운데 우리와 가장 닮아 있는 자연에게 깊은 마음을 전합니다.


삶의 틀 안에서 우리는 자연의 숨결을 언제나 갈망합니다.

그저 반 발자국 앞에 있었는데 말이지요.

보이지 않는 허상 안에서 더 이상 숨 막히게 살아가지 않기로 해요.

결국 나뭇잎처럼 바람에 흔들려 떨어질 것을 알잖아요.


오늘따라 회색빛 구름 사이로 날아가는 새의 날갯짓이 힘겨워 보입니다.

살아내기 위한 희망의 날갯짓에 힘을 보태주고 싶습니다.


가을의 소리는

외로움이고 그리움이며 희망입니다.


이별과 만남이 반복되는 삶의 과정이 자연의 모습과 너무도 닮았습니다. 시간의 흐름을 타고 서로의 존재를 알아가고 소중히 여기는 것이 얼마나 벅찬 일인지 다시금 깨닫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길모퉁이 코스모스가 살랑이는 바람에 손을 흔들며 인사하는 것 같습니다.


오늘따라 마지막까지 가을을 옹호하는 코스모스의 향연이 샘이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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