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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폭력대화 NVC 강의를 듣고 왔습니다.

(셀프 글쓰기 챌린지 6) 관찰. 느낌. 욕구. 부탁

by 글구름



저는 누군가와 대화하는 내내 또는 헤어지고 집으로 돌아가는 동안에도 찜찜함 없는 좋은 대화를 하고 싶은 소망이 있습니다.

나름 배려하고 조심스럽게 말하려고 하는데도 이상하게 의도와 상관없이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게 할 때도 있고 쓸데없는 신경전이 생길 때도 있더라고요.


도대체 무엇이 원인일까 알고 싶어서 지난주에 NVC센터 [비폭력대화] 강의를 듣고 왔습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3일 내내 초 집중하며 정성을 다해 배우고 왔습니다.


위 사진에 나와있는 대로

'우리 마음 안에서 폭력이 가라앉고 우리의 본성인 자연스러운 연민으로 돌아간 상태를 비폭력이라고 정의했고, 그 연민이 우러나는 방식으로 다른 사람들과 유대관계를 맺고 스스로를 더 깊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구체적인 대화를 비폭력 대화'라고 했습니다.


이 강의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겼던 부분은 (관찰-느낌-욕구-부탁)이었습니다.


누군가와 또는 어떤 상황에 직면하여 나에게 자극으로 받아들여지게 되면 가장 먼저 내 안의 나에게 빠르게 연결하여 나를 관찰해야 합니다.

그리고 현재 나의 느낌을 알아채고 그 느낌은 나로 하여금 어떤 욕구를 원하고 있는지를 파악해야 합니다.


내가 느낀 자극의 부정적인 원인은 내가 바라는 욕구에서 벗어났기 때문에 생기는 것입니다.

반대로 좋은 느낌을 느꼈다면 나의 욕구가 성취되어서 그런 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건 살면서 당연히 알고 있는 부분인데도 강의를 통해서 다시 정의하고 정리해서 일상에 적용하여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니 '아! 그렇구나' 하게 되는 깨달음이 살짝 왔습니다.


숨 쉬듯 당연히 아는 순서인데도 위의 순서대로 실제 나로연결하여 그 느낌을 찾고 무엇 때문에 내가 이런 기분이 드는지 알고 난 후 대화를 다시 이어가거나 행동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 같습니다.



생각해 보면 상대가 일부러 나를 괴롭히려고 말하거나 반대로 내가 상대를 괴롭게 하려고 말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하던 습관대로 말을 할 뿐입니다.

그 말의 내용에 있어서

우리는 모두 성격이 다르고, 살아가면서 만들어진 저마다의 신념도 다르기 때문에 누군가에게는 자극이 되기도 하고 또 전혀 아무렇지 않기도 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대화하면서 기분이 상한다고 상대를 오해하고 미워하거나 화를 내기보다는 빨리 나와 연결하여 나의 느낌을 살피고 욕구를 알아채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물론 정상범위 대화 안에서 할 수 있는 것이고요.


그리고 상대에 대해 뭔가를 말할 때 나의 신념이 담긴 판단의 언어를 사용하면 상대는 전체 내용보다는 그 특정 어휘에만 자극으로 받아들여진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예를 들면 " 너는 늘 그 친구를 소외시키더라"라고 말했다면 이 짧은 문장에서 (늘)과 (소외)라는 말은 나의 신념이 담긴 판단의 말이 됩니다.


이 말에 상대는 이 두 가지의 말에 엄청난 자극을 느껴 기분이 상하게 되고 어떻게든 반박을 하게 됩니다.


위의 문장은 유치원에서 유아들이 대화하듯 있는 그대로의 관찰에 의한 문장으로 전달되어야 기분 상하지 않는 대화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다시 예를 들면 "너는 어제랑 오늘 미술 시간에 그 친구만 빼고 놀이를 하더라"라고 관찰한 내용으로만 말을 해야 합니다.

이렇게 되면 본인이 했던 행동에서 벗어난 이야기가 없기 때문에 왜 그렇게 행동했는지에 대해서 자극 없이 대화의 진전이 있게 됩니다.


저는 솔직히 좀 놀랐습니다.

어른으로 살아가면서 상황을 일일이 풀어서 얘기하는 것은 유아적인 대화라고 생각했습니다.

상황은 길었으나 그것을 멋지게 압축할만한 어휘가 무엇이 있을까를 고민하며 대화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어린아이처럼 있는 그대로의 관찰 내용을 풀어서 말하는 것이 서로의 오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었다니!!

강의를 마치고 실생활에서 적용해 보려 했는데 쉬울 것 같으면서도 어른의 말습관이 깊어 의외로 어려웠습니다.

자꾸만 짧게 단정해버리는 말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바로 깨닫습니다. '아! 맞다! 나 또 그러네...'


강의 내내 이렇게 3일 장시간 배운다고 해도 실제로 그렇게 바뀌기는 어렵다고 했습니다.

연습, 연습, 연습.... 이것밖에 방법이 없다고 했습니다.



가장 나중에 배운 부분은 (부탁)이었는데 이것은 나를 잘 알아챈 다음 필요하다고 여길 때 본인에게 적절한 방법으로 해야 하는 것 같습니다.

무조건 부탁할 필요는 없는 것 같고 정말 꼭 필요할 때 올바른 방법으로 조심스럽게 해야 하는 부분 같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상대와 변화의 연결을 해보려는 어마무시한 도전인 듯했거든요.




오늘의 셀프 글쓰기 챌린지 글로 뭘 적어볼까 하다가 이렇게나 나름 긴 글을 적어보게 되었네요.


비폭력대화 강의에 대해 머릿속에 아직은 남아 있는 부분이 많아서 생각나는 대로 정리해 보았는데 혹시나 잘못 이해한 부분이 있을 수도 있다는 말도 남겨 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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