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플을 찾아가는 명분
더현대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 수원 스타필드, 북촌. 이곳의 공통점이 있다. 바로 런던 베이글 뮤지엄 앞에서 사람들이 줄을 서고 있다는 것. 실제로 원격 줄 서기 애플리케이션 '캐치테이블'에서 전국 가장 인기 있는 식당 TOP3가 모두 런던 베이글 뮤지엄이다.(2025년 1월 30일 기준) 우리는 왜 런던 베이글 뮤지엄에 열광할까? 그리고 런던 베이글뮤지엄은 과연 어디까지 성장할까? 그 궁금한 마음에 나는 '더현대 서울'에 있는 런던 베이글 뮤지엄을 방문했다.
평일 11시 정도에 방문했더니 다행히 웨이팅이 생각보다 길지 않았다. 대기를 걸고 20분 정도 더현대 서울 내 팝업 스토어를 둘러보니 금방 입구로 와달라는 문자를 받았다. 더현대 서울 내 위치한 런던 베이글 뮤지엄도 잠실 롯데월드몰, 수원 스타필드에 입점해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뮤지엄'이라는 콘셉트를 충실하게 표현한 인테리어로 되어 있었다. 외부 디자인은 영국의 벽돌집에 들어가는 듯한 느낌이었고, 내부는 빵과 다양한 굿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사실 나는 4년 전 즈음, 런던 베이글 뮤지엄이 이 정도로 유명하지 않을 때 북촌에 있는 본점을 방문했었다. 당시에는 베이글 종류는 이 정도로 다양하지 않았고, 굿즈 역시 없었다. 하지만 한국인 입맛에 맞게 너무 질기지 않고 적절한 식감의 베이글은 분명 매력이 있었다. 또한 베이글에 발라 먹는 크림치즈는 강렬한 인상을 남기게 해주는 '킥'이었다.
아무튼 그 옛날의 기억을 되살려 2025년 1월, 다시 방문한 런던 베이글 뮤지엄은 상당히 성장해 있었다. 먼저 굿즈들이 눈에 띄었다. 3년 전과 달리 다채로운 굿즈들이 상당히 많았는데, 이것들로 인해 나는 초기 '런던 베이글'에서 이제는 '뮤지엄'이 되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뮤지엄답게 상당히 많아진 베이글 종류는 눈을 즐겁게 해 줄 뿐만 아니라 취향에 맞게 골라 먹을 수 있어 다양한 사람을 맞이할 준비가 된 것 같았다. 마지막으로 나는 종업원들이 눈에 띄었다. 모두 20대로 보이는 인원들은 활기차게 방문객을 맞이하고 있었고 이 덕분에 좁은 내부에서 자칫 정신없을 수 있는 분위기를 즐겁게 만들어 주고 있었다.
정리하면 맛있는 K베이글이라는 기본에 뮤지엄이라는 테마에 맞게 다양한 종류, 굿즈, 활력 있는 종업원이 합쳐지며 지금의 성장을 이끌고 있는 것이다. 최근 런던 베이글 뮤지엄은 한국을 넘어 세계 시장의 확장을 꽤 하고 있다고 한다. 다시 한번 성장을 하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개인적으로 몇 가지 걸림돌이 보인다. 먼저, 해외에서도 런던 뮤지엄의 콘셉트가 통할 수 있을까라는 우려다. 아시아권에서 런던의 느낌은 고급스러우면서 흥미를 자극하기 때문에 통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유럽, 미주권에서는 과연 흥미를 자극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있다.
두 번째로 베이글은 미국이 원조다. 하지만 런던 베이글 뮤지엄의 핵심 콘셉트는 런던이다. 그리고 맛의 콘셉트는 한국이다. 미국, 영국, 한국 3개 국가가 섞여 있는 콘셉트 속에서 'K베이글'을 핵심으로 세계로 뻗어갈 수 있을지 우려가 있다. 그래서 의류 브랜드 '꼼 데 가르송'이 'CDG'라는 세컨드 브랜드를 내놓은 것처럼 런던 베이글 뮤지엄의 글로벌 브랜드가 새롭게 나올지도 모르겠다. 어쨌거나 베이글의 불모지 한국에서 런던 베이글 뮤지엄이라는 브랜드를 성장시킨 이효정 대표는 정말 대단하다. 마케팅을 직무로 가지고 있는 나에겐 이효정 대표의 행보를 통해 하나의 푸드 브랜드를 어떻게 성장시키는가를 볼 수 있어서 즐겁고 앞으로가 기대가 된다. 해외 매장을 오픈한다면 꼭 한번 방문해보고 싶다. (이렇게 또 밖으로 나갈 명분 채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