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앤 리브스 10선

핫불도그 추천작

by 핫불도그

Dianne Reeves(1956~)

① 장르: 재즈, 팝, R&B, 스무드 재즈, 쿨 재즈

② 활동시기: 1976~

③ 주요 소속사: 블루노트, 콩코드

④ 정규 앨범: 스튜디오 16장, 라이브 4장

⑤ 어워드: 그래미 5회 수상, 그래미 3회 후보

소개에 앞서 1980년대 국내 대중음악의 분위기를 회상합니다. 첫째, 1970년대 말 유행했던 디스코가 쇠퇴하였고 신시사이저 등을 십분 활용한 감각적이며 세련된 뉴웨이브가 등장합니다. 1980년대 청소년기를 보낸 님들이라면 듀란듀란, 아하, 바나나라마, 컬쳐클럽, 웸, 오엠디 등의 테이프와 책받침 사진을 필수로 소장하면서 라디오에 귀기울였을 겁니다. 또한 이 분위기는 댄스뮤직의 유행과도 함께 하였습니다. 지금의 K팝 열풍이 전세계를 이끌고 있다면 당시에는 뉴웨이브가 중심에 있었습니다.

둘째, 제2의 영국 침공이라고 하는 헤비메탈 밴드의 부흥입니다. 뉴웨이브에 진심이었던 팬들 중 메탈을 즐겨 듣는 분들도 있었을 겁니다. 그중 아이언 메이든과 데프 레퍼드는 절대 강자였지요? 이때 메탈을 표현하는 외형적인 키워드가 펑크(punk) 혹은 글램(glam)이었습니다. 이 의상과 화장 스타일은 뉴웨이브와도 연결됩니다. 셋째, 뉴에이지와 같은 명상음악이 나타납니다. 피아니스트 조지 윈스턴의 <디셈버> 포함 계절 시리즈 LP는 레코드샵에서 흔히 볼 수 있었습니다. 넷째, 팝 음악의 경우 마이클 잭슨의 <드릴러>로 대표할 수 있는 수준 높은 연주와 사운드, 안무, 영상 등이 MTV와 더불어 전세계를 흔들어 놓습니다. 40년 전 일이다보니 기억이 가물가물.


그렇다면 1980년대 당시 재즈계는 어떤 상황이었을까요?

1970년대 재즈 퓨전이 재즈 역사의 신기원을 이루었고 록 음악의 발전과 맞물리면서 확대되고 있었습니다. 당시 몇몇 음반사가 한정된 작품만을 LP로 발매하다보니 재즈 감상의 폭은 매우 좁았습니다. 1980년대를 주도한 재즈 리바이벌의 흐름에서 여성 재즈 보컬 음반이 한정되었고 실시간 발매 및 감상은 언감생심... 돈 꽤나 있어야 일본 가서 음반을 사오거나 지인 등을 통해 해외편으로 원하는 음반을 구해야 하는 때였습니다. 어쨌거나 1980년대 재즈 리바이벌을 통해 복고로 가는 분위기 속에서 자연스럽게 여성 재즈 보컬이 그 중심에 있었고 이들이 재즈를 풍성하게 만들었습니다. 세 명을 거론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디 디 브리지워터(1950~): 1966년~

다이앤 리브스(1956~): 1976년~

카산드라 윌슨(1955~): 1985년~

1980년대는 이들이 30대에 해당하며 원숙한 목소리를 보이는 시기입니다.

세 명의 디바는 1940년대 스윙 시절 최고의 선배들과 비교됩니다.

빌리 홀리데이(1915~1959)

엘라 피츠제랄드(1917~1996)

사라 본(1924~1990)

30~4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출중한 후배 가수 셋이 1980년대 전면에 등장하였습니다. 기악 중심의 재즈가 50~60년에 걸쳐 여러 스타일을 만들어왔다면 보컬 재즈는 스윙 혹은 비밥 시대를 소환합니다.


본론으로 다이앤 리브스의 주요작 10편입니다.


하나, 1989: Never Too Far

1980년대 보컬 재즈의 부흥과 더블어 3대 보컬리스트로 꼽힌 리브스

그의 80년대 작품들은 괄목할 만하며 1982년 <Wlecome to My Love>, 1985년 <For Every Heart>, 1987년 <Dianne Reeves>, 1989년 <Never Too Far> 등이 대표적임

리브스는 팝, R&B, 퓨전, 아프리카 음악 등을 접목하여 그만의 독특한 창법을 만들어왔고, 이 앨범은 전천후 싱어 겸 키보드 주자인 조지 듀크의 세련된 프로듀싱이 돋보임

리브스의 젊은 시절 목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이 앨범을 여느 보컬 재즈 음반이라고 생각했다면 오산입니다. 이후 리브스는 연륜이 쌓이면서 아주 우아하고 중후한 디바로 변신합니다.


둘, 1994: Quiet After the Storm

1980년대 리브스의 재즈 보컬 리더십 그리고 1990년대에 보여주는 절정의 기량

그의 첫 번째 그래미 후보작

테너 색소폰에 조슈아 레드맨, 혼 편성 및 싱클라비어 연주 그리고 제작에 조지 듀크 등

총 15곡은 곡별로 리듬 섹션 트리오(피아노, 베이스, 드럼)에 퍼커션, 혼(트럼펫, 색소폰), 싱클라비어 등의 조합으로 다양한 색채를 보입니다. 로이 하그로브(트럼펫), 조슈아 레드맨(테너 색소폰), 휴버트 로스(플루트), 테리 린 캐링턴(드럼), 루이스 콘테(콩가), 아이르뚜 모레이라(퍼커션) 등이 참여하였습니다. 리브스의 젊은 시절 주요작들은 죠지 듀크(1946~2013)가 제작 및 연주에 참여합니다. 리브스의 사촌 오빠인 듀크는 그의 작품 스타일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수록곡 중 조니 미첼 "Both Sides Now"는 슬프지만 즐겁습니다. 이 앨범으로 리브스를 시작해도 좋습니다.


셋, 1997: That Day...

두 번째 그래미 후보작

한때 재즈 퓨전 기타리스트로 이름을 날린 케빈 유뱅크스, 작곡 및 드럼의 테리 린 캐링턴 참여

타이클 곡은 리브스와 캐링턴의 공동작

캐롤 킹의 명곡 "Will You Still Love Me Tomorrow"를 완벽하게 새로운 음악으로 해석하는 리브스

캐롤 킹의 대표곡을 시작으로 리브스는 팝, 소울, 블루스, 재즈 등의 다양한 음악을 유려하게 표현합니다. 스캣과 빠른 템포에서의 표현력이 뛰어난 그는 이번에는 느리면서 부드럽고 은은하게 깊은 호소력으로 감상자를 유혹합니다. 케빈 유뱅크스(기타), 테리 린 캐링턴(드럼), 무늉고 잭슨(퍼커션)의 백업이 뛰어나며 리스브의 작품에 꾸준히 참여하는 멀그루 밀러의 피아노도 돋보입니다.


넷, 1999: Bridges

세 번째 그래미 후보작

드럼(테리 린 캐링턴, 브라이언 블레이드), 피아노(멀그루 밀러, 조지 듀크, 빌리 차일즈), 색소폰(케니 가렛), 기타(로메로 루밤바), 하모니카(지미 자발라) 등 참여

이들이 연출하는 세련된 쿨 재즈, 포스트 밥, 그리고 리브스의 재즈 보컬

타이틀 곡의 아름다운 가사와 앙증맞은 연주

리브스의 앨범을 꾸준히 제작하고 연주에도 참여한 조지 듀크의 역량은 여전합니다. 세션은 곡에 따라 다른 편성으로 연주를 하는데 곡마다 스타일이 다르게 되는 이유입니다. 프로그레시브 록을 대표하는 제네시스의 리더였던 피터 가브리엘의 "In Your Eyes", 캐나다를 대표하는 포크 및 재즈 싱어 조니 미첼의 "River", 브라질을 대표하는 싱어송라이터 밀톤 나시멘토의 타이틀곡 "Bridges" 등 선곡이 좋으며 리브스의 표현은 더욱 뛰어납니다.


다섯, 2000: In the Moment - Live in Concert

2020년 1월 20~21일 LA에서의 라이브 녹음

40대의 리브스가 들려주는 명연

조지 듀크 제작

43회 그래미 수상작(최우수 보컬 재즈 앨범)

뛰어난 재즈 뮤지션들 특히 싱어들을 무대에서 직접 만나면 음반 혹은 음원을 통해 느끼는 이미지와 감동의 차이가 다름을 실감합니다. 라이브는 연주자와 관중을 긴밀하게 실시간으로 이어줍니다. 또한 분위기와 즉흥성 그리고 예측불가의 전개에 따라 재현불가의 명연이 창조되기도 합니다. 리브스의 2008년 내한 공연이 그러하였습니다. 사진의 앨범은 로스앤젤레스 SIR(연주, 녹음, 실황 공연 제공업체) 실황입니다. 라이브에서 보여주는 뮤지션의 모습과 목소리는 우리에게 왜곡없이 전달됩니다. 리브스는 이 공연에서 이전 발표작을 포함 커버곡과 오리지널을 두루 연주하고 있습니다. 앨범명과 같이 순간의 감동은 음반으로 우리에게 다시 전달됩니다.


여섯, 2001: The Calling: Celebrating Sarah Vaughan

리브스는 사라 본, 엘라 피츠제랄드, 빌리 홀리데이의 재즈 보컬에 영향을 받았고, 팝·R&B·아프리카 음악 등을 접목한 노래를 들려줌

본 앨범은 대선배 사라 본을 기리며 본이 불러 유명했던 곡들을 선곡

조지 듀크 제작

44회 그래미 수상작(최우수 보컬 재즈 앨범)

디 디 브리지워터는 1997년 <디어 엘라>를 통하여 세상을 떠난 대선배 피츠제럴드를 추모하였습니다. 카산드라 윌슨은 2015년 대선배 빌리 홀리데이의 탄생 100주년을 기리며 오마주 <커밍 포스 바이 데이>를 발표합니다. 사마라 조이는 19세이던 2019년 사라 본 국제 재즈 보컬 경쟁에서 우승하며 재즈신에 등장하였습니다. 사마라 조이가 나타나기 전까지 여성 재즈 보컬의 맨 앞에 있었던 세실 맥로린 살반트는 사라 본에 큰 영향을 받았습니다. 빌리, 엘라, 사라. 세 명의 재즈 디바의 영향을 받지 않은 후배 재즈 뮤지션은 흔치 않습니다. 또한 어느 재즈 보컬을 듣던지 여러 선배들의 흔적을 확인하게 됩니다. 리브스는 1970년대 틴에이저 시절 본의 앨범을 접하였고 그의 공연을 보게 됩니다. 시간이 흘러 40대 중반이 된 그가 본의 부름에 충실히 응답합니다.


일곱, 2003: A Little Moonlight

40대 중후반 그의 경력에 있어 정점에 이르는 시기임

46회 그래미 수상작(최우수 보컬 재즈 앨범)

이로써 리브스가 발표한 세 장의 앨범이 연이어 그래미를 수상하는 진기록을 남김

다섯, 여섯, 일곱 번째 추천 앨범들은 리브스 경력의 중심에 있으며 원숙한 중년의 재즈를 보여주는 작품들입니다. 여러 장르에서 선정된 곡도 좋고 그의 오리지널도 보입니다. 현재 재즈계를 이끄는 당시의 젊은 뮤지션들이 참여하여 리브스의 보컬을 제대로 받쳐줍니다. 사진의 앨범은 재즈 스탠더드, 발라드, 전통 팝 등 익히 알려진 곡들로 이루어졌고 브라질 기타리스트 로메로 루밤바의 연주와 편곡이 돋보입니다.


여덟, 2005: OST - Good Night and Good Luck

영화 <굿 나잇 앤 굿 럭>의 사운트트랙

48회 그래미 수상작(최우수 보컬 재즈 앨범)

이 앨범은 조지 클루니 감독의 2005년 영화 OST입니다. 클루니는 여기서 방송국 프로듀서인 프레드 프렌드리를 연기합니다. 그러나 이 영화의 중심은 실존 인물 에드워드 머로를 연기한 데이비드 스트라던입니다. 포스터의 스트라던이 모든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1953년 10월 14일. CBS 스튜디오.

머로는 CBS 방송국 화요일 저녁 시사프로 간판앵커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당시는 밀워키 주 초선 상원의원 조셉 메카시가 주도한 메카시 광풍이 불던 때였습니다. 메카시의 말에 거역하면 "빨갱이(공산주의자)"로 치부되던 시절. 어느 방송인도 그의 말에 반박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방송인 머로는 동료인 PD 프렌드리와 메카시를 잡기로 결심합니다. 간결한 흑백영상과 신속한 내용전개로 영화의 흐름이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한 채 끊김없이 전개됩니다. 이러한 긴장감 속에서 극 중의 분위기를 적절히 표현하면서 장면 전환을 도와주는 재즈 싱어가 있습니다. 또한 그의 노래를 통하여 내용 전개가 긴장, 이완을 반복하며 소실점을 향합니다.

리브스는 맷 카팅겁(색소폰), 피터 마틴(피아노)과 트리오 편성으로 멋진 저음의 콘트랄토를 들려줍니다.

주요 곡들은 냇 킹 콜, 듀크 엘링턴, 다이아나 워싱턴, 루이 암스트롱 등이 불러 유명한 재즈 스탠더드입니다.

이 곡들은 리브스가 직접 선곡하였습니다. 중간 템포의 발라드 곡들. 여기에 스윙감이 얹어지면서 영화 전개에 걸맞은 재즈 보컬이 영화 장면에 합치됩니다. 재즈 싱어 역을 맡아 연기하는 다이안 리브스. 영화 초반부 카메라가 CBS 뉴스팀을 분주히 따라갑니다. 이때 옆 방에서 재즈 프로그램이 전파를 타고 있습니다. 다이앤 리브스 트리오가 나오는 첫 장면입니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 사운드트랙은 영화를 안 보셔도 리브스의 재즈 보컬 대표작으로 추천해 드립니다. 하지만 영화와 영화음악을 같이 감상하신다면 금상첨화일 것 같습니다.

고 정영일 영화평론가의 말처럼 영화는 음악, 음악은 곧 영화입니다.

PS: 극중 에드워드 머로는 다음과 같은 클로징 멘트로 마무리를 합니다.

(다음주 다시 뵐 때까지) 모두 좋은 밤 되시고 행복하십시오. 굿 나잇 앤 굿 럭.


아홉, 2008: When You Know

50대에 접어든 리브스의 작품

조지 듀크 제작

매우 편한 스무드 재즈 그리고 리브스의 변함없는 보컬

리브스를 대표하는 작품들과 이 앨범을 비교하자면 얼마다 덜 복잡한가일 것입니다. 즉, 얼마나 감상자에게 편하게 들리느냐일텐데 확실히 이전 작품들 대비 차이가 납니다. 천천히 편하게 부르는 게 웬만한 싱어들이 쉽게 할 수 있는 기교가 아닙니다. 거기에 자신만의 개성이 담기고 표현이 있어야 우리는 그의 스타일에 관심을 갖게 됩니다. 의외의 선곡은 "러빙 유"입니다. 1975년 미니 리퍼톤의 오리지널, 1992년 샤니스의 커버, 그리고 2008년 리브스의 리메이크는 음악이 어떻게 재창조되는지 증명합니다.


열, 2013: Beautiful Life

5년만에 발표한 리브스의 50대 후반 작품

30명 이상의 연주자가 참여

57회 그래미 수상작(최우수 보컬 재즈 앨범)

리브스가 오년 만에 발표한 복귀작이자 그의 다섯 번째 그래미 수상작입니다. 오랫동안 함께 한 블루노트에서 콩코드로 옮겨 발표하였습니다. 그의 작품에서 줄곧 드럼을 담당했던 테리 린 캐링턴이 제작을 맡았습니다. 여전히 건재한 그의 목소리. 엘라 피츠제럴드와 사라 본을 잇는 디바로서의 위엄이 느껴집니다. 이 앨범 이후 그가 선뵌 실황작이 있습니다. 2016년 8월 10일 프랑스 옥시타니아 주 마르시악에서 열린 재즈 인 마르시악에서의 라이브가 그것입니다. 기회가 된다면 감상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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