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전 서양 사상을 지배하였던 그리스. 수천년이 흐른 현재의 모습은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만, 대중음악 측면에서 다시 좁혀 키보드 연주자를 본다면 반젤리스와 야니가 두각을 나타냈습니다.
반젤리스
국내에 반젤리스라고 알려진 뱅겔리스 파파사나시오는 1970년대 이후 가장 뛰어난 연주와 작곡을 보여준 건반의 명인입니다. 1980년대 국내에서는 프랑스의 장 미셸 자르와 많이 비교가 되기도 했습니다. 국내 라이언스 LP판이 한정되다 보니 접할 수 있는 신시사이저 연주자가 반젤리와 자르 외엔 없던 시절. 글을 쓰고 자료를 정리하다 보니 반젤리스가 2022년 5월 코로나 후유증에 따른 심장 이상으로 세상을 떠났음을 뒤늦게 알게 되었습니다. 1960년대 이후 대중음악을 지배한 팝과 록의 주요 뮤지션들이 이제는 70대를 훌쩍 뛰어넘고 있습니다. 반젤리스의 타계도 그려러니와 록을 대표한 기타리스트 제프 벡이 박테리아 감염으로 2023년 1월 10일 별세했다는 소식도 충격입니다. 통산 60년간 활동을 한 반젤리스의 음악 여정은 1963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20대 중반 괄목할 만한 프로그레시브 록 밴드 아프로디테스 차일드에서 5년간 활동하다가 본격적인 솔로 경력을 쌓기 시작합니다. 예스의 리드 보컬인 존 앤더슨과의 공동작은 물론 다양한 영화 음악을 만들고 여러 분야의 뮤지션들이 참여하는 작품을 선뵈었습니다.
개인적인 분류지만 반젤리스의 작품을 다음과 같이 나눌 수 있습니다.
아프로디테스 차일드에서의 작품
영화 사운드트랙
존 앤 반젤리스 작품
반젤리스 솔로작
그의 연주 및 음악 세계는 솔로작을 통해 빛을 발합니다만 다른 작품들도 이에 뒤지지 않습니다. 결론적으로 반젤리스는 프로그레시브 록, 팝, 클래식, 뉴에이지, 엠비언트, 전자음악, 실험음악, 영화음악 등을 아우르며 그리스를 빛낸 아티스트입니다.
본론으로,
1부에서는 아프로디테스 차일드, OST, 존 앤 반젤리스의 주요 작품을 중심으로 소개해 드립니다.
2부에서는 반젤리스 솔로작 위주로 안내해 드립니다.
1972: 666 Aphrodite's Child
그리스 4인조 팝·록 그룹 아프로디테스 차일드의 3집이자 마지막 앨범입니다. 이 밴드의 활동기간은 1967~1972년입니다. 반젤리스와 데미스 루소스가 참여하였고 요한계시록을 모티브로 악마의 숫자라고 부르는 666을 타이틀명으로 하였습니다.
반젤리스가 전곡을 (공동)작곡하였고 제작도 하였습니다. 이 앨범은 프로그레시브 록을 대표하는 명작입니다.
1971: 베스트
아프로디테스 차일드의 작품은 팝적인 곡도 많습니다. 반면 위의 <666>은 정반대의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들은 총 3장의 앨범을 발표하였으며 1, 2집 중심의 팝적인 곡들을 경험할 수 있는 앨범입니다. 여기에는 "Rain and Tears", "Spring Summer Winter & Fall" 등이 실려 있습니다.
데미스 루소스의 보컬이 맘에 드시면 그의 솔로 작품들을 찾아 보세요. 쏠쏠합니다.
1973: 라포칼리스 데 자니모(동물의 묵시록)ndtracks
1970년부터 방영된 프랑스 티브이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 삽입된 노래들입니다. 프랑스 영화감독 프레데릭 로시프가 연출한 프랑스판 동물의 왕국으로 반젤리스는 아프로디테스 차일드에 활동하며 작품을 완성했습니다. 이 앨범에는 아주 아름다운 소품이 "La Petite Fille de la mer(라 프띠뜨 피엘레 들 라 메르, 바닷가의 아름다운 소녀"가 있습니다. 예스의 존 앤더슨이 이 앨범을 듣고 반젤리스를 찾아갑니다.
1979: 로페라 소바쥐(야생의 오페라)
영화감독 프레데릭 로시프와 작업을 계속하는 반젤리스. 1976년부터 프랑스 티브이에서 방연된 다큐멘터리로 반젤리스의 OST는 1979년 발표됩니다. 이 앨범은 그의 정점에 있는 작품 중 하나이며 미국 시장에서는 블레이드 러너 다음으로 유명한 작품입니다. 대표곡 "Hymne(임느, 찬송가)"가 있습니다.
1981: 채리어츠 오브 파이어(불의 전차)
1981년 개봉한 영국 영화 불의 전차는 아카데미에서 최우수 영화상, 오리지널 음악곡 등 4개 부분을 휩씁니다. 여기에 반젤리스의 음악이 절대적인 역할을 하였습니다. 첫 곡인 테마곡 "Chariots of Fire"는 적어도 한번쯤은 들어보셨으리라 봅니다. 나머지 곡들도 영화의 줄거리와 함께 따라가시면 좋습니다.
1982: 블레이드 러너
영국을 대표하는 영화감독 리들리 스콧은 에일리언, 블레이드 러너, 델마와 루이스, 글레디에이터, 블랙 호크 다운, 마션 등의 대표작을 갖고 있습니다. 그의 초기 대표작이자 저주받은 걸작이 <블레이드 러너>입니다. 영화 제목은 "수술용 매스", "안드로이드 사냥꾼", "특수경찰" 등의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이 영화는 암울한 미래를 보여주는데 반젤리스는 장면에 맞춰 즉흥적으로 작곡을 하였습니다. 미래를 2019년으로 설정하였고 그의 신시사이저 음악은 이를 잘 묘사하고 있습니다. (참조) 영화는 1982년 개봉, OST는 1994년 발표
1992: 1492 - 천국의 정복
1492년 아메리카 대륙을 정복하는 콜롬버스와 유럽인들을 통해 신대륙의 변화를 따라가는 영화. 콜롬버스 역에 프랑스 국민배우 제라드 드빠르뒤유가 분하였고, 이 영화는 신대륙 발견 500주년에 맞춰 개봉됩니다. 반젤리스가 리들리 스콧과 <블레이드 러너> 이후 10년 만에 의기투합한 작품입니다.
Jon and Vangelis(1979~1991)
1981: 카이로의 친구들
예스의 프론트맨 존 앤더슨(1944~)은 미성이자 팔세토 창법의 보컬 겸 송라이터입니다. 1970년대 예스의 명작들을 주도하였던 그가 그리스 출신 키보디스트 반젤리스(뱅겔리스)를 만난 시점이 1973년입니다. 반젤리스의 초기 명작 <라포칼립소 데 자니모(동물의 묵시록)>를 들은 앤더슨이 그를 찾아갑니다. 1974년 예스는 당시 7집 <릴레이어>를 제작하기 전이었는데 뛰어난 키보드주자 릭 웨이크먼이 음악적 견해의 차이로 5월 팀을 떠나겠다고 선언합니다. 이에따라 6~7월 8명의 키보드 후보들이 거론됩니다. 반젤리스가 우선적으로 고려됐으나 팀과의 케미 측면에서 제외되고 스위스 출신 패트릭 모라즈가 8월 오디션을 통해 낙점됩니다. 한편 반젤리스에 매료된 앤더슨은 둘만의 콜라보 작업을 꾀하게 됩니다.
이 듀오의 두 번째 콜라보가 1981년 2집 <The Friends of Mr. Cairo(카이로의 친구들)>이며 1941년 영화 <The Maltese Falcon(말타의 매)>의 다양한 요소를 반영한 작품입니다. 꼭 감상하시기 바랍니다.
1983: 프라이빗 컬렉션(개인 소장품)
존 앤 반젤리스의 3집입니다. 이 앨범에는 대표곡 "이탈리안 송"과 "폴로네즈"가 있습니다. 존 앤더슨의 보컬에 빠지게 된다면 이 두 곡때문일 가능성이 큽니다.
1984: 베스트
존 앤 반젤리스는 총 4장의 앨범을 발표하였습니다. 네 앨범의 주요곡들을 모은 베스트 앨범으로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