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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핫불도그 May 10. 2024

키스 자렛 (11)

Always Let Me Go

올웨이즈 렛 미 고

녹음: 2001. 4

발매: 2002

연주: 137분 25초

작품 요약입니다.

★Always Let Me Go★
트리오 결성 20년 즈음의 라이브
도쿄 시부야 분카무라 홀 실황
스탠더드 곡에서 오리지널 곡으로 전환
자렛의 일본 공연 중 주목할만한 작품

자렛이 유럽 투어 중심의 라이브 앨범을 발표하면서 일본을 종종 방문합니다.

반면 국내에서는 2013년 5월 19일 단 한 차례의 트리오 공연.

이게 국내에서 자렛과 스탠더즈 트리오를 볼 수 있었던 처음이자 마지막이 되었습니다.

재즈 뮤지션들의 일본 공연은 일찍부터 활발했습니다. 클래식, 록, 팝 등도 마찬가지긴 합니다.

투어 기획을 하면서 사업적인 측면을 볼 수밖에 없겠지만 아티스트에 대한 관심과 열의는 그를 움직여서 팬들 앞에 서게 할 수 있습니다.


공연 전 무대 모습입니다.

공연 후 일본 팬들에 대한 인사

그리고 퇴장

어느 나라에서 공연하던 이제 이들을 볼 수 없습니다.

피콕은 세상을 떠났고 자렛은 공식적인 연주 인생 마감.

디조넷의 프로젝트만 간간히 들을 수 있습니다.

일본에서의 공연 그리고 현장 분위기와 어우러지는 명연주...

여러 생각이 드는군요.


연주곡을 볼까요?

앨범 디자인을 보시면 광선이 창공을 가르고 있습니다.

오리지널 곡들과 이 디자인의 관련성은 파악하기 힘듭니다.


그러나 자렛이 쓴 글이 있습니다.

환영
산이 안개에 싸여 있고 루도비코는 산을 쳐다본다.
그 순간 태양이 구름사이로 빛다발을 뿌리고 루도비코의 눈을 부시게 한다.
갑자기 나무들이 보석처럼 반짝이지만 주변은 여전히 회색빛 불가능한 흑백사진과 같다.
...
루도비코는 발 아래 놓인 계곡을 천천히 응시한다.
펼쳐진 광경은 이전의 세상이 아니고...
루도비코는 어디에 있었을까?
...
지금은 어디에 있는걸까?
냇물이 그의 뒤로 흐르며 발 아래 펼쳐지는 선명한 영상을 만들게 하는데.
...
루도비코가 다시 올려다본 산은 아무 말도 안하지만 아픈 몸부림을 치기 시작한다.
이제 나무들은 천연색으로 변해있다.
...
세상에 평범한 순간이 있었던가?
아마도 눈을 감고 아무 것도 안 보면 가능하겠지.
루도비코는 되내인다.
글: 키스 자렛, 번역: 핫불도그

그가 어떤 취지로 이런 글을 썼는지 알 순 없으나 적어도 앨범의 광선이 루도비코가 바라본 햇살을 암시하는군요.

그런데 오리지널 수록곡의 반이 물과 관련되어 있군요.

강, 지류, 파도, 그리고 쓰나미

자렛의 글에도 냇물이 나옵니다.

이 냇물은 루도비코를 흑백의 환영에서 천연색의 현실로 돌아오게 하는 매개입니다.


루도비코는 곡명처럼 동쪽을 쳐다보다 환영을 본 것일까요?

자렛의 인터뷰나 글을 접하다보면 재즈 거장이 아무나 되는게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의 글은 괜찮은 에세이입니다. 그리고 그 에세이에 많은 것을 함축하고 있습니다.


수록곡 중 두곡은 트리오 작품이고 나머지는 자렛 작곡입니다.

상호 교감과 신뢰를 바탕으로 즉흥연주를 최대한 살린 프리 재즈.

그러다보니 트리오의 스탠더드 곡 연주와 다릅니다.  그것도 아주 많이.

불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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