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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핫불도그 Oct 09. 2024

재즈 기타

짐 홀과 루이스 스튜어트

재즈의 편성과 리듬 섹션

재즈를 악기군으로 분류한다면 이렇습니다.

혼 섹션: 트럼펫, 트롬본, 플루트, 혼 등

리드 섹션: 색소폰, 클라리넷 등

스트링 섹션: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등

리듬 섹션: 기타, 피아노, 베이스, 드럼, 퍼커션 등

위의 악기들은 서양음악 관점에서 관악기, 타악기, 현악기로 나눌 수 있지만 재즈에서는 무슨 무슨 섹션이라는 단어를 종종 사용합니다. 혼 섹션은 취구부에 입술을 대고 입김을 불어 넣으면서 밸브나 슬라이드를 조절하며 연주하는 악기입니다. 리드 악기는 취구부에 리드(소리를 내는 얇은 판)를 꽂고 밸브를 조절하며 연주합니다. 그러나 혼 혹은 리드를 구분하지 않고 혼용하여 쓰는 경우가 있습니다. 현악기인 스트링 섹션은 주로 빅 밴드 혹은 오케스트라에서 볼 수 있는 악기들입니다. 보통 지휘자가 있습니다. 리듬과 일정한 비트를 만들어주는 리듬 섹션은 피아노, 베이스, 그리고 드럼이 대표적이며 이 세 악기로 이루어진 편성을 리듬 섹션 트리오라고 합니다. 여기서 베이스라고 하면 어쿠스틱 베이스 즉 콘트라베이스를 의미하며 재즈 퓨전의 발전으로 일렉트릭 베이스가 도입되었습니다. 리듬 섹션의 피아노는 리듬뿐만 아니라 멜로디를 만드는데 많은 재즈 거장들의 악기가 피아노라는 사실은 의미 있습니다. 기타 또한 리듬 섹션에 해당하는 악기로 재즈의 역사와 함께하였고 1960년대 록의 발전과 더불어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한 악기입니다. 기타의 역사를 살펴봅니다.


재즈 기타의 역사

20세기 초 재즈가 장르가 되기 전 군악대 등에서 어쿠스틱 기타를 사용합니다. 당시는 반조가 연주에 흔하게 사용되었는데 재즈가 장르화되고 1930년대에 이르면 기타가 반조의 자리를 대신하게 되었습니다. 이 시기는 전통 재즈에서 스윙 재즈로 이동하는 때인데 집시 재즈를 대표하는 기타리스트 장고 라인하르트, 스윙 재즈의 대표 주자인 찰리 크리스찬 등이 재즈 기타의 신기원을 이루게 됩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기타는 재즈에서 더욱 중요한 악기로 소구되었고 재즈 기타의 계보를 잇는 케니 버렐, 바니 케셀, 지미 레이니 등이 왕성한 활동을 합니다. 1940년대 중반 밥의 탄생으로 기타의 활용도는 더욱 높아졌으며 이후 짐 홀, 조 패스, 웨스 몽고메리 등이 재즈 기타 스타일 발전에 기여합니다. 1970년대 재즈 퓨전의 등장은 기타 연주의 전환점이 되는데 적극적인 전자 기타의 사용과 실험적인 사운드와 주법 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1980년대는 재즈의 소프트 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 스무즈 재즈가 어필하면서 기타 연주도 맥락을 같이합니다. 2024년 현재 재즈 기타는 젊은 모던 재즈 기타리스트들의 활동과 함께 다양한 형식의 연주와 타 장르와의 결합을 시도하면서 계속 진화하고 있습니다. 재즈 기타의 역사는 재즈 발전과 궤를 같이합니다.


짐 홀과 루이스 스튜어트

짐 홀(1930~2013)은 찰리 크리스찬, 바니 케셀 등의 선배 기타리스트에게 영향을 받았고 쿨 재즈, 포스트밥을 포함하여 약 60년간 활동한 재즈 기타의 주요 인물입니다. 루이스 스튜어트(1944~2016)는 아일랜드 더블린 출신의 재즈 기타리스트이며 레스 폴, 바니 케셀 등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홀과 스튜어트 모두 재즈 경력을 쌓아가는 과정에서 바니 케셀의 주법을 참조하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언급한 레스 폴은 깁슨사의 대표 모델인 깁슨 레스 폴 기타를 디자인한 인물입니다. 이 모델은 펜더사의 스트라토캐스터, 텔레캐스터와 함께 전자 기타의 베스트셀러로 자리매김하였습니다. 바니 케셀은 셸리 맨(드럼), 레이 브라운(베이스)과 함께 발표한 더 폴 위너즈 시리즈로 잘 알려진 기타 장인입니다. 짐 홀과 루이스 스튜어트를 재즈 기타의 역사와 주요 연주자들과 함께 알아보았습니다. 이 둘의 유일한 앨범을 확인할 차례입니다.


더블린 콘서트

1982년 12월 26일, 더블린 마카비 홀에서의 듀엣 연주입니다. 당시 녹음한 테입이 40년이 지난 2022년 발견, 디지털 과정과 마스터링을 거쳐 2024년 9월 발매됩니다. 결과적으로 이 앨범은 홀과 스튜어트의 유일한 듀오작이 됩니다. 아일랜드를 대표하는 재즈 기타리스트인 스튜어트는 1981년 뉴욕의 재즈 클럽에서 홀을 만납니다. 스튜어트는 빌 에반스와 짐 홀의 1960년대 듀엣 작품들접하면서 홀을 존경하게 되었습니다. 이듬해인 1982년 12월, 홀이 더블린으로 휴가를 오게 되면서 긴박하게 듀오 세션이 만들어집니다. 스튜어트는 홀의 방문을 산타 클로스의 선물이라고 말할 정도였습니다.

CD 기준으로 총 8곡이며 재즈 스탠더드와 어메리칸 송북에서 골랐습니다. 짧은 시간에 기획한 공연이라 두 기타리스트의 오리지널은 생각하기 어려웠을 겁니다.

Stella By Starlight (빅터 영)

2 Degrees East, 3 Degrees West (존 루이스)

But Beautiful (지미 반 하우젠)

St. Thomas (소니 롤린즈)

All the Things You Are (제롬 컨)

My Funny Valentine (리차드 로저스 & 로렌츠 하트)

How Deep Is the Ocean (어빙 베를린)

In a Sentimental Mood (듀크 엘링턴)

연주는 주로 홀이 리드하고 스튜어트가 리듬을 만드는 형식입니다. 홀의 경쾌하고 선명한 주법이 스튜어트의 섬세한 연주와 어울리면서 크리스마스 시즌, 함박눈 사이로 조용히 퍼져나가는 소리가 보이는 듯한 명연입니다.

참고:  소니 롤린즈의 "세인트 토마스" 원곡을 같이 감상해 보시길.

핫불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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