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치 보이스 & 팻 사운즈
미국을 대표하는 록 밴드이자 서프 뮤직으로 전세계를 흔들었던 비치 보이스의 공동 설립자 겸 리더 브라이언 윌슨이 6월 11일 향년 82세로 타계하였습니다. 윌슨이 국내에 재조명된 계기는 2014년 영화 <러브 앤 머시>를 통해서였습니다. 그의 일대기를 그린 이 영화는 폴 다노와 존 쿠삭이 윌슨으로 분하여 명연기를 보여주었습니다. 국내에서는 2015년 7월 개봉되었지만 크게 주목을 받진 못했습니다.
영화의 중심에 있는 앨범이자 비치 보이스가 서프 뮤직에서 퀀텀 점프를 하는 순간의 작품이 바로 <Pet Sounds(동물 소리들)>입니다. 1966년 발표된 비치 보이스의 11집이지만 윌슨의 솔로 앨범으로 간주해도 무방할 정도로 그의 천재적 재능이 녹아 있습니다. 이 작품의 위상을 몇 마디로 표현하기가 어렵습니다. 대중 음악에 있어 역대 최고의 앨범을 거론하면 아래 세 장이 언급되곤 합니다.
비치 보이스: 앨범 <Pet Sounds>, 1966.5.16 발표
밥 딜런: 앨범 <Blonde on Blonde>, 1966.6.20 발표
비틀스: 앨범 <Revolver>, 1966.8.5 발표
세 앨범은 1966년 5~8월에 걸쳐 연달아 발표되었습니다. 1960년대는 로큰롤, 블루스, 재즈, 포크 등의 다양한 장르를 자양분으로 록과 팝 음악이 폭발하는 시기입니다. 당시 앨범들이 대중 음악 역사와 함께 하며 지금도 거론되는 이유는 자명합니다. 지금 들어도 전혀 올드하지 않은 육십년 전의 작품이라니!
영국과 미국의 뮤지션들은 음악적으로 경쟁하고 상대방의 작품에서 영감을 얻기도 합니다. 비치 보이스의 브라이언 윌슨은 앨범 <팻 사운즈>를 구상하면서 비틀스를 염두에 두었고, 비틀스의 공동 작곡가이자 리더격인 폴 매카트니는 <팻 사운즈>의 하모니와 음악적 구조를 참고하여 1967년 앨범 <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페퍼 상사의 외로운 이들을 위한 클럽 밴드)>를 발표하였습니다.
앨범 <팻 사운즈>의 앨범 커버입니다. 멤버들이 샌 디에고 동물원에서 먹이를 주고 있습니다. 비치 보이스는 윌슨 삼형제(브라이언, 데니스, 칼)와 이들의 사촌인 마이크 러브 그리고 친구 앨 재딘이 1961년 캘리포니아 주 호손에서 결성했습니다.
브라이언 윌슨(1942~2025): 보컬, 피아노
데니스 윌슨(1944~1983): 보컬, 키보드, 드럼
칼 윌슨(1946~1998): 보컬, 기타, 베이스, 키보드
마이크 러브(1941~): 보컬, 퍼커션
앨 재딘(1942~): 보컬, 기타, 베이스
멤버 모두 보컬에 참여하며 전곡 브라이언 윌슨이 작곡하였습니다(공동작 및 편곡 포함). 수록곡은 총 13곡으로 플레이 시간은 36분이 채 안됩니다. 대부분 2분대의 짧은 곡이지만 구성의 치밀함, 효과음, 하모니, 보컬, 연주, 오케스트라와의 조화 등 음악이 표현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갖추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여덟번째 곡 "God Only Knows"는 2003년 옴니버스식 크리스마스 로맨틱 코미디 영화 <Love Actually>에 삽입되어 OST를 빛내주기도 하였습니다.
모든 곡을 따라가다보면 시간가는 줄 모르고 마지막 타이틀에 도달합니다. CD의 경우 스테레오와 모노 버전을 같이 담고 있어서 비교 감상해도 좋습니다. 윌슨의 역작을 음미하며 그의 솔로 앨범이나 비치 보이스 앨범을 찾아 보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영화 <러브 액츄얼리>, <러브 앤 머시>도 매한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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