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 라이프
재즈와 관련된 조크 중 트롬본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 있습니다.
Q: 놀이터의 아이들 중 누구 아빠가 트롬본 연주자인지 알 수 있는 방법은?
A: 미끄럼틀과 그네를 못 타는 아이를 찾으세요.
한마디로 슬라이딩(미끄럼틀)과 스윙(그네)을 못하는 악기(연주자)가 트롬본이라는 것입니다. 조크는 조크일 뿐이지만 트롬본은 구조적으로 빠른 주법이 쉽지 않고 재즈의 핵심 요소인 스윙감을 연출하기가 다른 악기 대비 쉽지 않다는 인식이 강한 악기입니다.
이러한 트롬본의 제약을 뛰어 넘는 연주를 보여준 연주자가 제이 제이 존슨(J. J. Johnson, 1924~2001)입니다. 존슨은 비밥이 탄생하는 시기에 트롬본이 코드 전개를 통하여 뛰어난 솔로 악기로 자리매김할 수 있음을 증명한 인물입니다. 또한 그의 작품들은 재즈 트롬본의 교과서적인 명연이 되었습니다. 21세기 현대 재즈에 들어서면 존슨을 잇는 트롬보니스트들이 다수 보입니다. 유럽에는 스웨덴의 닐스 란드그렌(1956년 생)이 펑키한 트롬본 연주로 멋진 앨범들을 발표하였고, 미국의 경우 마이클 디즈(1982년 생)를 꼽을 수 있습니다.
1988년 조지아 주 오거스타에서 태어난 디즈는 색소폰과 트럼펫을 시작으로 17세에 트롬본을 선택했습니다. 2001년 뉴욕으로 이주하여 줄리어드에서 재즈 관련 학사 및 석사 학위를 취득했습니다. 2002년부터 커리어를 쌓기 시작하여 트롬보니스트, 밴드 리더, 작곡가, 교육자로서의 명성을 쌓았으며 2025년 6월 신작을 발표하였습니다.
마이클 디즈의 앨범 <City Life: Music of Gregg Hill>은 2023년 앨범 <The Other Shoe: Music of Gregg Hill>을 잇는 작품입니다. 작곡가 그렉 힐과의 세 번째 프로젝트입니다. 녹음은 2024년 10월 25~26일 뉴욕을 대표하는 파워 스테이션 스튜디오에서 진행하였습니다. 수록곡은 총 19곡이며 힐의 12곡이 중심에 있습니다. 힐은 디즈와 함께 제작에도 참여했습니다. 앨범은 두 장의 CD로 구성되며 CD1은 트리오 연주로 10곡을, CD2는 퀸텟으로 9곡을 담았습니다.
참여한 작곡가는 다음과 같습니다.
12곡: 그렉 힐(작곡가)
2곡: 마이크 디즈(드롬보니스트), "Grave Concerns", "Skittles"
2곡: 제이 제이 존슨(트롬보니스트), "Sweet Georgia Gillespie", "Enigma "
1곡: 에밀리 렘러(기타리스트), "Blues for Herb"
1곡: 그렉 타디(색소포니스트), "Mr. Hurt"
1곡: 샤렐 카시티(색소포니스트), "Say Whaaat?"
CD1은 트롬본-베이스-드럼 트리오로 마이크 디스(트롬본), 린다 메이 한 오(베이스), 제프 테인 와츠(드럼)가 참여하고 있습니다. 색소포니스트인 디즈의 딸 브루클린 디즈가 "Movie Theme", "Movie Theme (Reprise)"에서 보컬을 맡았습니다. CD2는 트리오에 색소폰과 피아노가 더해진 퀸텟으로 니콜 글로버(색소폰)와 조프리 키저(피아노)가 이름을 올렸습니다. 디즈의 제자인 재러드 백스트리드-크랜이 "Mr. Hurt", "Enigma"에서 린다 오를 대신합니다.
그렉 힐의 작품이 앨범의 뼈대이지만 전설의 트롬보니스트인 제이 제이 존슨의 곡을 감상하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디즈는 자작곡 "Grave Converns(심각한 상황)"에서 빠르고 부드러운 슬라이딩을 통해 상황의 중대함을 표현하며, "Skittles(스키틀즈, 과일맛 사탕)"는 입안에 터진 스키틀즈가 여러 과일향을 뿜어내는 느낌을 연상시킵니다. 글로버의 색소폰과 키저의 피아노가 디즈의 트롬본과 좋은 파트너십을 견지합니다.
이 앨범은 제목과 같이 뉴욕 등 미국의 대도시를 떠올리며 감상하면 느낌이 배가될 것입니다. 또한 뛰어난 게스트 뮤지션들의 도움을 받으며 주법과 표현에 있어 뛰어난 퍼포먼스를 보이는 니즈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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