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라디오
며칠 전 존 바티스티의 7집 <빅 머니>를 소개하였습니다. 영 플레이어에서 어느덧 30대 후반의 지명도 높은 아티스트로 자리매김한 바티스티는 재즈, R&B, 블루스 등 다양한 음악 장르에 새로운 사운드를 접목하며 시대를 이끄는 얼굴이 되었습니다. 바티스티보다 여덟살 위인 로버트 글래스퍼는 재즈, R&B, 힙합, 네오 소울 등을 포용하며 괄목할 만한 작품을 선뵌 인물입니다. 여러모로 공통점이 있는 바티스티와 글래스퍼. 굳이 차이를 찾자면 바티스티가 블루스에 뿌리를 두고 다양한 흑인 음악을 포용한다면 글래스퍼의 음악 중심에는 재즈가 자리잡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1978년 텍사스 주 휴스톤 출생인 글래스퍼는 피아노와 키보드를 연주하며 음반 제작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1997년 뉴욕시 뉴스쿨에서 재즈와 컨템퍼러리 음악을 공부하면서 프로 경력을 쌓기 시작한 글래스퍼는 2002년 데뷔 앨범에 이어 2005년 첫 블루 노트 음반을 발표하였습니다. 최근작 2024년 8월 앨범 <Code Derivation>에 이르기까지 총 13장의 솔로 앨범을 보유한 글래스퍼의 작품 중 가장 먼저 꼽을 수 있는 앨범은 아마도 이것일 겁니다.
2012년 2월 발매된 글래스퍼의 통산 5집이자 블루 노트에서 발표한 네 번째 작품입니다. 글래스퍼는 어쿠스틱, 일렉트릭 밴드를 운영하는데 전자는 로버트 글래스퍼 트리오라고 부르고 후자는 로버트 글래스퍼 익스피리먼트라고 합니다. 이 앨범은 쿼텟인 로버트 글래스퍼 익스피리먼트 작품으로 라인업은 케이시 벤자민(색소폰), 로버트 글래스퍼(키보드), 데릭 호지(베이스), 크리스 데이브(드럼) 입니다.
이 앨범은 재즈, 힙합, R&B, 네오 소울 등을 표방하며 새로운 사운드를 담고 있는데 2013년 제55회 그래미에서 최우수 R&B 앨범상을 차지하였습니다. 녹음에 참여한 게스트들은 화려합니다. 에리카 바두, 빌랄, 루페 피아스코, 레일라 해서웨이, 사피크 후세인, 킹, 레디시, 크리셋 미셀, 야신 베이(모스 데프), 뮤지크 소울차이드, 미셀 엔디지오첼로, 스토콜리 윌리엄스(민트 콘디션) 등 R&B, 네오 소울, 힙합, 랩 등을 대표하는 뮤지션 및 그룹은 작품의 완성도에 결정적인 기여를 하였습니다. 총 12곡으로 LP는 두 장, CD는 1장으로 발매되었고, 10주년 앨범은 리미스 곡들을 실어 각각 3장, 2장으로 출시되었습니다. 자, 느긋하게 감상을 시작해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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