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 퓨전 30선: 7편
재즈 퓨전 30선을 개인적인 기준에 따라 선정하여 소개해드리고 있습니다. 총 9편 중 이번 7편은 밴드 스텝스 어헤드, 기타리스트 팻 메스니와 테르예 립달을 만나는 시간입니다.
Steps Ahead 스텝스 어헤드, 1979~
Magnetic, 1986, 엘렉트라
마이클, 랜디 브레커 형제의 뉴욕 재즈 클럽에서 연주한 뮤지션들이 밴드 스텝스를 만들게 되었고 이후 스텝스 어헤드로 활동을 합니다.
색소폰: 마이클 브레커, 어니 와츠, 빌 에반스(동명이인)
비브라폰: 마이크 마이니에리*
기타: 척 로엡, 스티브 칸, 마이크 스턴*
피아노: 돈 그롤닉, 엘리아니 엘리아스*
베이스: 마크 존슨, 대릴 존스, 토니 레빈, 빅터 베일리, 에디 고메즈*
드럼: 피터 어스킨, 스티브 갯, 대니스 챔버스, 스티브 스미스*
위에 일부 멤버들을 적었습니다만 대부분 재즈, 퓨전, 록 등에서 활동하는 유명한 뮤지션들입니다. 현재 멤버는 별표로 표시하였습니다. 앨범은 스텝스에서 3장, 스텝스 어헤드에서 9장을 발표하였습니다. 사진은 통산 6집으로 스텝스 어헤드의 세 번째 작품입니다.
마이클 브레커, 마이크 마이니에리, 척 로엡, 빅터 베일리, 피터 어스킨 등과 다이안 리브스 등 게스트 뮤지션이 참여했고 혼, 기타, 피아노, 드럼에 전자악기를 많이 사용하였습니다. 앨범명을 연상시키는 대표곡 "마그네틱 러브(끌리는 사랑)"는 브레커의 일렉트로닉 관악 장치가 돋보입니다. 그는 이 앨범을 끝으로 팀을 떠나 솔로 및 세션 활동을 하였습니다.
Pat Metheny 팻 메스니, 1954~
Pat Metheny Group 팻 메스니 그룹, 1977~2010
First Circle, 1984, ECM
이미 거장이 된 팻 메스니는 국내에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기타리스트입니다. 사진은 팻 메스니 그룹의 4집 <퍼스트 서클>입니다. 매스니와 팻 매스니 그룹의 1970~1980년대 작품은 대부분 명작입니다.
여기서는 메스니의 음악을 시대순으로 요약하여 설명해 드립니다.
순수의 시대: 1970년대 중반 ~ 1980년대 중반, ECM 시절
메스니가 20대 초반에서 30대 초반에 발표한 작품들이 이 시기에 해당합니다. 여기서 ECM(Edition of Contemporary Music) 음반사의 작품 성향을 볼 필요가 있습니다. 1969년 독일 뮌헨에서 만프레드 아이허가 설립한 회사로 재즈, 클래식, 월드 뮤직을 주로 취급합니다. 그러다보니 키스 자렛 같은 경우는 ECM에서 재즈 명반을 엄청나게 발표하지만 바흐나 모차르트 그리고 쇼스타코비치 같은 현대 작곡가의 작품에도 도전을 합니다. ECM에 소속된 재즈 뮤지션들은 미국의 신진과 유럽 재즈를 이끄는 여러 세력들을 규합하여 다양한 형태의 작품을 혼자 또는 그룹으로, 게스트로 아니면 협연으로 만들어 냅니다. 그러다 보니 ECM의 재즈 음반은 나름대로의 특징이 있는 데, 매우 미국적이지 않은 약간의 실험성과 유니크함, 어쩌면 모던하고 세련된 느낌이 듭니다. 이런 중심에 팻 메스니의 음악이 있습니다. 그의 음악은 유럽에서 봤을 때 매우 포크적인(각 나라의 고유한 음악적 성격) 느낌을 줄 수 있습니다. 차분하고 조용하지만 미국의 일상을 묘사한 것과 같은 그런 스타일... 그래서 ECM 시절을 순수의 시대라고 요약합니다.
다양성의 시대: 1980년대 중반 ~ 2000년대 초반, 게펜(워너) 시절
1986년 오넷 콜맨과 같이 한 <Song X>가 그의 첫 게펜 레코드 작품입니다. 1980년대 후반 동네 시장 골목길 어딘가에 음반 가게가 있었습니다. 여기서 건진 음반이 팻 메스니 그룹(PMG)의 1987년 작품 <Still Life(Talking)> 입니다. 이야기하는 정물화? 처음에 이 앨범을 들었을 때 조금 실망을 했습니다. ECM의 메스니는 없고 이건 완전히 다른 연주자였으니까요. 아티스트는 지속적으로 변화를 추구합니다. 그게 대중의 눈으로 보면 실망할 수도 있고 한편으로는 열광할 수도 있습니다. 처음에 제가 느꼈던 <스틸 라이프>의 당혹스러움은 아마도 순수한 그의 이전 앨범 대비 매우 다양한 사운드와 악기를 도입하고 브라질 느낌의 하모니와 리듬이 여기저기 있어서 그랬을 겁니다. 저도 사람인지라 이런 편견으로 음악을 접한 적인 많았습니다.
그로부터 몇 년 후, 그의 게펜 시절 음반을 하나둘 꺼내듣기 시작합니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라틴 재즈와 월드 뮤직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또한 <Still Life>는 1992년 최고의 재즈 퓨전 연주로 그래미상까지 받게 됩니다. 그 이후 발표하는 앨범들도 그래미 상을 받게 되고 메스니는 다양성과 실험성을 통하여 명실공히 당대 최고의 퓨전 아티스트가 됩니다. 물론 그를 받쳐주는 그룹 멤버들의 재능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겁니다만... 메스니 마니아 중 ECM이 더 취향에 맞을 수도 게펜 시절이 더 맞을 수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그런 과정을 거쳐 메스니에 더 다가가고 그의 음악 세계를 이해하기 시작했습니다. 브라질, 라틴, 월드 뮤직 그리고 다양한 하모니와 보컬 이런 음악적 소재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30대 중반에서 40대 후반에 발표한 메스니의 음악을 권해 드립니다. 참, 그의 트리오 앨범은 많지 않습니다. 2000년 전후 앨범이 있는데 그냥 PMG의 연장선으로 보셔도 무방하겠습니다.
메스니, 그의 시대: 2000년대 중반 ~ 현재, 논서치 시절
50대에 접어든 메스니는 또 다른 시도를 하기 시작합니다. 음반사도 게펜, 워너 브라더즈를 거쳐 논서치로 옮기는 데 이 논서치도 워너 브라더즈의 계열사입니다. 사실 논서치는 중저가 클래식 앨범 중심의 레이블인데 여기에 월드 뮤직이 추가되고 메스니 같은 재즈 연주자들도 같이 하게 됩니다. 2005년도 앨범 <The Way Up>이 그의 첫 논서치 작품입니다. 이 앨범을 발표하고 메스니가 투어를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도 4월 말 공연을 했습니다. 공연 중간에 메스니가 한마디 합니다. "오늘 공연은 DVD로 만들 예정이니 한국 팬들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그의 작품 도입부 혹은 중간중간에 나오는 사운드에 맞춰 열심히 손뼉을 쳤던 기억이 납니다. 이 앨범도 베스트 컨템퍼러리 재즈 연주로 그래미상을 받습니다. 개인적으론 이 앨범이 게펜 시절의 라틴 재즈 스타일을 계승하면서도 좀 더 치밀해진 그리고 더 깊이가 있는 작품인 거 같습니다. 그런데...
이후 발표하는 작품들은 기존 음악과 다르기도 하지만 그만의 스타일을 엿볼 수 있는 거울 속의 메스니 같은 작품들이 많습니다. 메스니가 내한한다고 해서 열심히 공연장을 갔더니 솔로인건 알았는데 무대 뒤에 있는 엄청난 하다못해 정신없는 그 장치들을 보고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그 앨범이 바로 <Orchestrion>입니다. 오케스트리온은 일정한 순서에 의해 연주되는 기계장치라고 보시면 됩니다. 오케스트리온의 연주와 더불어 메스니만의 기타 연주가 전개됩니다. 이전 작품과 많이 다릅니다. 그 이후 작품들도 실험적이면서도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는 기색이 보입니다. 2012년 작 <Unity Band>는 테너 색소폰을 라인업에 넣었습니다.
참고로 메스니는 혼 섹션 중 트럼펫은 채용하지만 테너 색소폰은 사용하지 않습니다. 1980년 앨범 <80/81>을 제외하고요. 이 앨범이 32년 만에 테너 색소폰을 집어넣은 작품입니다. 색소폰이 재즈에서 메인 악기가 된 배경에는 밥 시절 최고 연주자인 찰리 파커의 영향이 컸습니다. 일명 "버드"라 불리던 그 사나이... 재즈의 연주력, 기교 그리고 예술성을 색소폰으로 끌어올린 인물입니다. 그러나 메스니는 이러한 편성을 탈피한 그만의 세계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요약
메스니는 ECM 시기에 순수한 그의 스타일을 추구합니다. 한편으론 미국적이지만 기존 재즈의 주류와 다른 그만의 스타일이 재즈가 대중성과 예술성을 같이 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게펜과 워너에서의 작품들은 월드 뮤직에 가깝고 브라질, 라틴 음악과의 접목을 통하여 재즈의 확장과 다양성을 보여줍니다.
2000년 대 이후 그는 그만의 독특한 실험과 콜라보 등을 통하여 또 다른 메스니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처음 접하는 분들은 게펜 시절의 작품을 추천합니다. 그리고 점차 ECM으로 눈을 돌려 보세요.
그의 솔로 작품도 좋습니다만 PMG의 작품을 꾸준히 감상하시기 바랍니다.
Terje Rypdal 테르예 립달, 1947~
To Be Continued, 1981, ECM
색소포니스트 얀 가르베르크와 더불어 노르웨이를 대표하는 기타리스트 립달은 펜더 스트라토케스터 톤의 시인으로 불립니다. 엔지니어가 되려고 트론헤임 공대에 다니다가 오슬로 대학에서 음악학을 배웠고 이후 1970~1972년 노르웨이 국립 음악원에서 작곡 등을 공부합니다. 1970년 얀 가르바레크 밴드 멤버로 앨범 <SART>에 참여하였고 1971년 ECM을 통해 데뷔 앨범을 발표하였습니다. 립달은 클래식, 록, 재즈 등을 아우르며 활동하는 연주자이자 작곡가입니다. 현재까지 총 30장의 솔로작을 발표하였고 유럽 재즈와 록을 이끄는 뮤지션들과 협연하였습니다. 사진은 립달의 주요작 중 하나인 1981년 앨범 <투 비 컨티뉴드>입니다. 웨더 레포트 원년 멤버였던 미로슬라브 빅토우스, 키스 자렛의 스탠더즈 트리오에서 활동하였던 잭 디조넷이 참여한 트리오입니다.
테르예 립달: 일렉트릭 기타, 플루트
미로슬라브 빅토우스: 베이스(어쿠스틱, 일렉트릭), 피아노
잭 디조넷: 드럼, 목소리
립달은 유러피언 재즈를 감상하시게 되면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특히 북유럽 정서가 충만한 노르웨이 재즈를 듣다보면 립달이 그 중심에 있습니다.
핫불도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