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우지 않고 이기는 방법
전쟁학 뿐만 아니라 경영학 측면에서도 영원한 고전으로 손꼽히는 손자병법에서 선승구전(先勝求戰)'과 '선전구승(先戰求勝)'이라는 말이 나온다. ‘승리하는 군대는 먼저 승리 여건을 갖춘 뒤 싸움에 임한다.’는 이야기인데, 손자가 구상한 최상의 방책이란,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과 싸워야 한다면 ‘미리 이기고 싸우는 방안’, 즉 미리 전략적으로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서 승리가 확정된 상황을 만드는 것이었다. 그러면, ‘미리 이겨놓고 싸운다.’는 것은 어떤 내용을 말하는 것일까?
고대시대 서양세계 대부분을 지배했던 대제국 로마가 있다. 로마 제국을 떠받치는 근간중의 하나로 무적을 자랑하던 로마 군단이 있는데, 이 로마 군단은 화려한 무기나 전술보다는 착실한 준비태세 하에 전쟁에 임하는 것으로 유명했다고 한다. ‘로마군대는 곡괭이(병참)로 싸운다.’ 로마의 명장 코르불로가 한 말이다.
로마군은 하루만 사용할 숙영지라도 정석대로 건설했다고 하며, 군단병들은 자체 매뉴얼에 따라 봉화대를 세우고, 천막을 세우고, 주거영역을 청소하는 등 기본에 충실한 숙영지를 완비하였다. 또한, 유대인 역사가 요세푸스는 로마군의 훈련은 ‘피 흘리지 않는 전투’와 같고 실전은 ‘피 흘리는 훈련’과 같다고 묘사했는데, 로마군은 추상같은 군기를 기반으로 항상 실전 같은 훈련을 반복했다고 한다. 이렇듯 전쟁터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사항을 미리 준비하고 나서 전쟁에 임했기에 로마군은 불패의 군단이라는 명성을 얻을 수 있었다고 한다.
삶을 살아가다 보면, 내 앞에 거창하게 ‘결전’ 이라고 칭할 수 있는 시기나 도전의 기회가 나타날 경우가 있다. 개인마다 그 성격은 다르겠지만 고등학생의 수능 시험, 대학생의 취업 전쟁, 직장인의 원하는 회사로의 이직 등 삶의 방향을 결정지을 수도 있는 결전에 직면하는 것이다. 하지만 인생의 결전에 임할 때, 문득 우리는 깨닫게 된다. 결전에서 이겨야만 하는데 ‘내가 보유한 역량이 너무도 부족하다.’는 것을... 그러나 내 능력이 부족하고 말고를 떠나서 피할 수 없는 상황까지 도달했기에 결전의 장소로 나아간다. 그리고 삶의 결전에서 대패를 당하고 좌절하고 만다.
삶에서 결전의 시기를 만났을 때 특별한 기술이나 외부의 조력으로 인해 헤쳐나갈 수 있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 같다. 그동안 쌓아왔던 내 자신의 능력과 의지로 맞서야만 함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결국 삶의 결전에서 패배를 하는 이유는 우리의 준비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준비가 잘 되어 있으면 이긴다는 의지에 충만해서 도전하지만, 준비가 미미할 경우 ‘혹시 어떻게 되지 않을까?’ 하는 헛된 기대를 품고 나아가게 된다. 그리고 나중에 결과가 나왔을때 전자와 후자의 차이는 하늘과 땅 차이임을 알게 된다. 솔직히 결전의 장소로 나갈 때 우리는 속으로는 결과를 대충 예측하지 않는가? ‘ 망했네...’ 하고 말이다..
그러나, 삶의 결전에서 한번 패배했다고 해서 이걸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다음에도 ‘결전’이라고 부를 시기가 반드시 나에게 찾아오기 마련이다. 이전에 패배했던 삶의 전투를 복기하여 내가 놓친 것은 없었는지, 내가 보완해야 할 것은 무엇이었는지, 내가 새롭게 익혀야 할 것은 무엇인지 등의 과거사안의 점검와 새로운 분야의 시도를 통해 다음 결전을 위한 준비를 해나가야 한다.
힘들어도 하나씩 자신의 삶의 과정을 준비해 나가야보자. 충분한 준비만이 삶의 전쟁터에서에서 분투하고 있는 우리를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경지’로 인도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