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모르겠다
es 3. 눈을 감았다 뜨면 하루가 지나가 있다
누워서 생활하는데도 뭐가 그렇게 피곤하고 힘이 드는지 컨디션 회복이 잘 안 된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다리가 쭉 펴지거나 구부러지는 현상을 강직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 증상 때문에 허리 근육까지 무리가 와서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분들이 많다.
다행히 필자는 허리 통증은 없다. 그런데 강직이 쎄서 가끔 재활운동이 곤란할 때가 있다.
그래서 강직약인 근육 이완제를 먹는데 이 약이 몸의 피로도에 많은 영향을 주는 것 같다.
계산을 해보니 이약을 6월부터 먹었는데, 그때부터 하루하루가 어떻게 갔는지 모르겠다.
그 말은 잠을 많이 잤다는 말이다.
병원생활을 하다 보니 오랜 세월만큼 많은 환자들을 봐왔는데, 그중에서 가장 슬픈 건 상태가 급속도로 안 좋아질 때다.
분명 어제도 인사를 나누었는데 알아보질 못한다.
그 뒤로 일주일이면 그분은 보이질 않는다.
중환자실로 옮기셨거나 퇴원하셨다.
퇴원 후 보통 요양원으로 가신다. 그 후론 소식을 모르니 알 수는 없지만 아마도 임종을 준비하지 않으셨을까 생각이 든다.
몸도 머리도 자꾸 움직이려고 애쓰는 젊은 나도 가끔은 오늘이 며칠인지 어제는 뭘 먹었는지 생각이 안 날 때가 있다.
그런데 나이 드신 어르신들은 말없이 활동 없이 가만히 계시면 바보 되는 건 시간문제 같다.
책을 쓰는 입장으로써 진도가 안 나가 죄송할 따름이다.
얼른 컨디션을 회복해서 목차에 맞추어 찾아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