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나도 운전할 수 있다고?
MMSE-K 인지 검사를 아시나요?
재활운동을 하다 보면 처음 오신 분들은 테스트를 한다.
흔히 한국말로는 치매테스트, 인지검사, 간이선별검사 등으로 쓰이기도 하는데, 정확한 명칭은 MMSE-K!
나도 재활운동 처음 시작할 때 모두 한다는 이 테스트를 했었다.
워낙 정신없을 때 한 거라서 기억은 나지 않지만 형편없는 결과가 나왔을 거 같다.
가끔 나도 운동하다가 테스트하는 게 들릴 때가 있는데, 어느 날은 속으로 따라 해 봤다.
항상 첫 질문은 이걸로 시작했다.
100에서 7을 빼면 뭐예요?
장난하나 싶었다. 그래서 93이요!
당차게 대답했는데, 거기서 다시 7을 빼면 뭐죠?
갑자기 심각해졌다.
나만 어려운 것인지, 다들 어렵다고 느끼는 것인지...
이어서 비행기, 연필, 소나무를 알려주고 다시 물어볼 테니 생각하고 있으라고 했다.
그 뒤로는 이 세 가지에 신경 쓰여서 다른 말이 들리지 않았다...
장난처럼 느껴진 테스트가 이렇게 심각해질 줄 생각도 못 했다.
어쩌면 이 93-7이 그리고 비행기, 연필, 소나무가 내 인생의 전부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런데 이 테스트는 중요한 테스트다.
운전은 당연하거니와 전동 휠체어를 타기 위해서도 검사 결과가 중요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솔직히 헷갈리는 건지 모르는 건지 아리송하다.
과연 나만 그런 건지 일반 사람도 그랬을지 궁금하다.
특히 오랜만에 갑작스러운 암산 문제는 결코 어렵지 않은 단순 빼기 문제인데도 답이 쉬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 이 결과에 따라 운전을, 그리고 전동 휠체어를 타고 못 타고 결정이 난다니 어찌 보면 어처구니없는 처사라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