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가 어린이집에 다닌 지 한 달이 지났다. 엄마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빨리 적응을 마친 아기는 이제 씩씩하게 등원하는 날이 더 많아졌다.
아직 월요일에는 잉~하면서 들어가긴 하지만 선생님 말씀으로는 문이 닫히는 순간 뚝 그치고 씩씩하게 교실로 향한다고 한다. 적응이 다 끝난 아기는 엄마를 쳐다도 안 보고 인사하며 들어간다고 하던데 노룩인사를 할 날이 머지않은 것 같다.
적응기간 동안은 등원전쟁이 따로 없었다. 어린이집 문 앞에만 오면 엄마 안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가!!!!!!! 라며 울고불고하느라 서둘러 빠빠이하고 쫓기듯 돌아 나오기 바빴다.
그러다 갑자기 울지도 않고 씩씩하게 들어가는데 문득 궁금한 점이 생겼다. 어린이집 등원할 때 선생님한테 적당한 인사말은 무엇일까?
안녕히 계세요?
- 좀 이따 하원할 때 또 뵐 거라서 이건 아닌 것 같았다.
수고하세요?
- 수고가 많으시긴 하지만 어울리는 말은 아닌 것 같았다.
잘 부탁드립니다?
- 잘 부탁드리고는 싶지만 매번 할 말은 아닌 것 같았다.
결론은 싱겁지만, 선생님께서 어머니 다녀오세요~라고 하셔서 네~ 다녀오겠습니다!로 자연스럽게 정해졌다.
다녀오겠다고 했지만 진짜로 어디 다녀오는 일은 잘 없고 집에 있다가 시간 맞춰 하원하러 온다. 처음 12시에 하원할 때만 해도 갑자기 생긴 오전 자유시간에 시간부자가 된 것만 같았다. 그러나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지금은 3시 반에 하원하는데도 시간이 순식간에 사라지는 것만 같다.
어린이집 선생님들 덕분에 아기가 적응을 빨리 해서 걱정 없이 아기를 맡길 수 있었다. 다녀오겠다는 말속에는 '선생님 고생이 많으십니다. 아기를 잘 봐주셔서 항상 감사합니다. 덕분에 맘 편히 맡기고 갑니다.'와 같은 모든 고마움의 표현이 함축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