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한다
엄지 손가락 크기
몸에서 꺼내어진 두뇌인가
내 생각과 느낌을 기억한다
쓰인 숫자만큼 가득히
정해진 용량만큼 그대로
그만큼 기억하고 그만큼 기록해 준다
내가 쓴 생각을 잡아주고
내가 찜한 사진을 눌러주니
정지된 일상이 엄지 손가락으로 들어간다
손톱만한 공간에 연결되어
눌러지고 기억되는 기록들
흑색 테두리 안에서만 확인되는 비밀요원들
눈이 시리도록 쳐다본다
어쩌다 마주친 내 추억들
아이쿠야 그때가 생각난다
손가락보다 짧은 것이
눌러놨던 공간을 펼쳐주는구나
몸에서 꺼내어진 뇌가
멀어졌던 기억을 내 눈앞에 보여주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