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은 따뜻하다
서비스직에 입사했을 때의 일이다.
유니폼을 새롭게 맞추었지만, 일주일 정도 걸린다고 했다. 지금 당장 입어야 하는데, 기존에 있던 유니폼은 터무니없이 컸다.
허리는 쪼르르 내려가고,
어깨와 팔 부분도 상당히 헐렁해서,
급한 대로 오핀으로나마 대충 잡고 일할 수가 없을 정도였다.
마침 옆에서 유니폼을 갈아입던 직원 언니는 본인의 유니폼을 다시 벗었다. 그러면서 건슬 씨 유니폼 올 때까지 우선 내 것으로 입는 게 어떠냐면서 건네주는 것이 아닌가?
언니는 신체 사이즈가 나보다 컸기 때문에, 바꿔 입는 게 가능했던 것이다. 언니에게도 넉넉한 편이었지만, 많이 불편한 정도는 아니라서 본인은 괜찮다고 했다.
너무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언니도 나와 마찬가지로 옷매무새에 꾀나 신경 쓰는 사람인 것 같은데, 이렇게 배려를 해주다니...
만약 입장이 바뀐 상황이었더라면 나도 그렇게 할 수 있었을까?
일주일 뒤, 드디어 새로운 유니폼이 도착했다. 자연스럽게 잘 맞으니 몸도 가뿐하고 기분 또한 상쾌했다.
언니의 유니폼을 깔끔하게 드라이클리닝하여 건네주었다. 덕분에 일주일을 잘 보냈다는 고마움의 표시로 함께 저녁을 먹고, 차를 마시며 이런저런 대화를 나눴다.
“언니, 궁금한 게 있는데, 왜 저한테 유니폼을 배려해 주었어요?”
“그게 그렇게 궁금했어? ^^
지난번 봐서 알겠지만, 나는 생리통이 심한 편이야. 그때 네가 마침 진통제를 가지고 다닌다면서 건네주었잖아. 그 진통제가 없었더라면 아마 업무에 큰 지장이 생겼을 거야. 네게 너무 고맙더라고."
나는 이 사실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
그때는 그저, 나도 평소 생리통이 있어서 그냥은 버티기 힘들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언니를 도와야겠다는 생각으로 진통제를 건넸던 것이었다.
그 작은 알약 한 알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상대를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게 했다는 것에 잔잔한 감동이 밀려왔다.
요즘은 개인주의 성향이 강하다 보니 배려라는 단어가 낯설게 느껴질 때가 적지 않다.
이러한 분위기를 전환시키는 것은 어쩌면 진심에서 비롯된 작은 관심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언니와 스쳐 지나가는 인연이었지만, 그래도 마음이 따뜻했던 그때를 한 번씩 추억하게 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