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면 이상 매운 음식은 감당하기 힘든 ‘어른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씩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안 해 보던 것도 해 보고 싶고, 실패했던 것도 다시 도전해 보고 싶은 욕망은 금요일 저녁의 여유 덕분이다.
주문 버튼을 누르자 30분도 채 되지 않아, 내 눈앞에 기다리고 기다리던 떡볶이가 도착했다. 뚜껑을 열자마자 칼칼한 향이 코끝을 자극하기 시작한다. 기다리던 음식을 먹기 전의 설렘과, 매운맛을 이겨낼 수 있을지에 대한 긴장감이 입안에 군침을 더욱 돌게 했다.
배달 음식으로 시켜 먹은 동대문엽기떡볶이
먼저 우유로 위를 감싼 후 떡 하나를 집어 들어 입에 넣었다. 아, 맵다! 그래도 왠지 오늘은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두 개, 세 개, 먹다 보니 입안에 불이 나기 시작했다. 찬 물로만은 견딜 수가 없어, 우유와 음료를 번갈아 마셔본다. 그러면서 나는 할 수 있다는 각오를 다시 한번 되새긴다.
용기 내어 한 입 더 먹어보기 시작한다. 입에 들어가자마자 매운맛이 혀끝을 점령했다. 입술까지 화끈화끈 부어오르는 듯하고, 눈에서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히며 손까지 떨려왔다. 우유와 음료도 매운맛을 진압할 힘이 없었다. 방법은 중단뿐이었다. 부리나케 사탕을 찾기 위해 떨리는 손으로 서랍 이곳저곳을 열어본다. 사탕 봉지를 어떻게 뜯었는지 모를 정도로 급했는지, 이미 입안에 들어가 오물거리고 있다.
시간이 좀 지나자 급한 불은 꺼진 듯하다. 그제야 반 이상 남은 떡볶이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떡볶이 입장에서는 본인이 나에게 인기가 없는 것 같아 서운함을 느끼는 것 같다.
나는 고심 끝에 결정했다.
“어떡하지? 다시 먹진 못할 것 같고... 그래, 밥을 볶자. 그럼 매운맛이 어느 정도 희석될 거야.”
동대문엽기떡볶이로 직접 만든 볶음밥
그래도 매웠지만, 떡볶이와 국물을 많이 넣지 않아서인지 음료수를 마시면서는 견딜 만했다. 도전해 보았으니 이만하면 됐다. 충분히 만족한다. 음식도, 사람의 마음도, 일도 열심히 노력해도 안 되는 게 있다. 그래도 해보지도 않고 물러서는 것보다, 할 수 있는 최대한으로 에너지를 끌어올려 보았다는 것에 박수를 쳐주고 싶다. 끝은 항상 미련과 아쉬움이 남지만 그럴 시간에 내가 잘하는 것, 자신 있는 것을 하면 된다는 생각이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나는 긍정적인 방향을 찾는다. 그것이 비록 사소한 것일지라도 모이고 모여서 큰 나를 이룰 테니 말이다.